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찾아 “통합의 정치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천안함 챌린지’를 통해 통합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개혁보수 신당론의 한 축으로 언급되는 등 무적(無籍)인 원 지사의 주가가 오르는 모양새다.
손 대표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열린 당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원 지사에게 “앞으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병호 최고위원 역시 “한국당에 대한 회의론이 최근 대세가 되고 있다”며 “중도와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분들의 몸값이 크게 치솟고 있다. 원 지사께서는 여의도로 돌아오셔서 큰 역할을 하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협의회에 앞서 원 지사와 20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손 대표의 한 핵심관계자는 “원 지사가 정계개편 과정에서 중도개혁 세력의 한 축을 담당해주기를 요청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원 지사는 최근 한국당을 축으로 한 보수통합론, 개혁보수 세력 중심의 신당 창당론에 언급되며 정계개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1일 천안함 희생 장병을 추모하는 ‘천안함 챌린지’ 다음 주자로 원 지사를 지목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내에서는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황 대표가 원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말이 나왔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던 이들의 신당 창당설이 나온다”며 원 지사를 그 일원으로 언급했다.
원 지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이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에 반대하며 지난해 4월 탈당해 지금까지 무소속이다. 원 지사는 이날 손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정치적 복선이 있느냐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도의회에 의석이 있는 모든 정당과 좋은 자리를 많이 가진다”고 말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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