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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8일 규제품목 확대 맞불 우려 … 통상 치킨게임으로 가나

[지소미아 끝내 종료]

日, 제조·설비용 공작기계·탄소섬유 이어

바이오·화장품 미생물도 제재대상 포함시킬수도

韓도 D램 공급중단 등 보복 악순환 가능성

일본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 상점에 한국과 일본 국기가 그려진 광고판이 걸려 있다. 22일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일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AP연합뉴스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숨을 고르는 듯했던 한일 무역분쟁이 강대강 국면으로 다시 접어들면서 애초 예상보다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소미아 협정 유지를 바랐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반발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22일 “지소미아 종료가 결정됐지만 당장에 한일 간에 추가 조치가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출규제 품목 확대 등 일본의 추가 조치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일본이 추가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일본은 한국으로 수출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3개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후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 오는 28일 시행을 예고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전략물자는 아니지만 무기 전용 우려가 있는 경우 이뤄지는 상황허가(Catch-All) 규제도 강화됐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무기 제작·개발에 수출 물자가 전용될 것을 인지한 경우와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경우뿐 아니라 의심되는 경우까지 수출심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 정부가 수출을 폭넓게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자의적인 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목록에 포함한 공작기계를 추가 수출규제 품목으로 삼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중 제조·설비용 공작기계의 수출이 제한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절반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계부품 가공에 필수적인 터닝·밀링·연삭기는 무기류나 핵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데 쓰일 수 있어 이중용도로 지정된 품목이다. 워터젯·전자빔·레이저 등 복합재료가공기기도 수출통제 대상에 들어가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업종에서는 반도체 재료이자 발광다이오드(LED) 재료용 기판으로 쓰이는 다층막 헤테로적층기판과 폴리이미드 제조품, 광섬유 등의 대한국 수출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스위치,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와 같은 네트워크 장비, 무선랜, 레이저 등 정보보안기기나 적외선 센서, 열화상 카메라 등도 수출통제 대상이다. 이외에 바이오·화장품 업종에서는 미생물 관련 수출 제재가 있을 수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우려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상 전문가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강수로 대응하면서 기업의 불확실성만 한층 커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혼란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이 추가 규제를 할 경우 한국 정부도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는 분야로는 반도체 등이 꼽힌다. 앞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일본이 우리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예를 들면 D램의 경우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72.4%인데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될 경우 세계에서 2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상응 조치로 D램 공급 중단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미국이 한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 추가 보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지소미아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 리스크”라며 “미국이 일본·한국을 엮어 아시아 내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는데 우리가 빠져나간다고 하면 곱게 보지 않을 테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통상당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서두르는 등 대응 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교 부문에서 강경 대응에 나선 만큼 정부 간 보폭을 맞추는 차원에서 WTO 제소 시기가 예정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과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한국 정부는 이에 대응할 카드로 WTO 제소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지난달 말 WTO 일반이사회에 한국 대표로 다녀온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WTO 제소를 위해)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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