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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규제 풀어 퍼스트무버로 키워야"

■서정선 바이오협회장 인터뷰

임상실패 등 시행착오 겪고있지만

경제성장 이끌 미래 핵심 신산업

뛰어난 의료수준·IT기술도 강점

더 과감한 네거티브규제 구축 등

정부, 관리자이자 중재자 돼야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겸 마크로젠 회장./오승현기자




“물이 차면 배는 뜨고, 나갈 수밖에 없다는 미국 속담이 있습니다. 지금 바이오산업에 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더 과감하게 네거티브 규제제도를 구축해 바이오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하고, 기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서정선(사진)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산업이 한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지만 2015년부터 시작된 바이오열풍이 결국 신약 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길은 신산업을 육성해 세계시장을 이끄는 데 있는데, 바이오 산업이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바뀌어 이 선봉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K바이오만이 가진 장점을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는 의료의 질이다. 아직 의료 수준이 발달하지 못한 중국과 작은 규모로 복지 위주의 유럽식 의료를 채용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의 의료 수준은 아시아에서 독보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정보기술(IT)이다. IT 강국이면서 역동성 있게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인종적인 측면도 언급했다. 2004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인종 간 차이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위암이 한국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암이지만, 미국에서는 발병률이 얼마 되지 않는 희귀암인 것처럼 유럽인이 자주 걸리는 질병과 아시아인이 종종 걸리는 질병이 다른데, 한국은 아시아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선진국인 만큼 이들에 특화된 질병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힘이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모든 부분을 민간에서 해결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정부가 산업을 주도적으로 기획해 육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도체, 조선, 철강 등의 산업에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된 배경 역시 강력한 정부의 힘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서 회장은 “정부가 건강보험 데이터 등을 확보해 놨다는 점은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한국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이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관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사불란한 기획보다는 민간의 자유로운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지난 20여년 간 K바이오는 세계 시장으로 나서기 위한 준비가 됐다”며 “정부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으로 관리자이자 중재자가 돼 민간이 뛰어놀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에게도 더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규제가 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오랜 기간 동안 습관적으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격화되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밖에서 싸우고 이겨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보사 사태’ 를 비롯해 잇단 임상 3상 실패와 관련해 서 회장은 “바이오 산업은 신산업인 만큼 더욱 경험을 쌓아야하지만 이를 위해 투명한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산업이 태동할 때, 경험 부족과 시행착오로 실패할 수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를 줄 수 있는 투명한 경영이며, 실패하더라도 시장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영탁·이주원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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