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 차지했다. 총 63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이는 1,599만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2.9%로 집계됐다. 과거 사업체 단위 통계에서는 대기업 소속 공장·지사도 개별 사업체로 보고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종사자 규모가 커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었지만 기업 단위 통계로 이를 바로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2일 통계청과 협업해 작성 기준을 기업 단위로 변경한 ‘중소기업 기본통계’를 공개하며 그간 ‘9988(중소기업 수가 전체의 99%, 전체 고용인원의 88% 차지)’로 설명해왔던 한국 경제 내 중소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중소기업은 영리목적의 법인 기업과 개인기업을 아우르며 업종에 따른 매출액과 자산을 기준으로 소기업, 소상공인과 구분된다.
기존 ‘전국 사업체조사’ 통계는 물리적 사업장이 있는 사업체 기준으로 작성돼 정확한 기업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특히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인터넷 상거래와 부동산 임대 기업은 사업장을 따로 내지 않은 1인 기업이 많아 통계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새롭게 작성된 중소기업 통계는 통계청에서 2017년을 기준으로 제공한 기업등록부를 바탕으로 작성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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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기업 수와 종사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기존 통계는 중소기업 수가 373만개였지만 이번 통계에서는 630만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모수인 전체 기업 수도 함께 늘면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로 동일했다. 종사자 수와 비율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1,553만명(89.8%)로 집계됐지만 신규 통계는 1,599만명(82.9%)로 정정됐다. 대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된 이른바 대기업 사업장은 중소기업 범위 초과 기업으로 분류돼 4,801개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에 비해 232개 늘어난 수치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 공장 등이 개별 사업장의 매출을 근거로 중소기업으로 구분되어 왔다”며 “중소기업 현황을 확인하기 위한 통계 목적에 맞지 않아 바로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 따져보면 전체 630만개 기업 가운데 소상공인은 591만개로 93.7%, 소기업은 30만개로 4.8%를 차지했다. 중기업은 9만개(1.5%)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범위를 초과하는 기업은 4,801개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로 나타났다. 종사자를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소상공인이 가장 많은 850만명(44.2%), 소기업 386만명(20.0%)으로 나타났다. 중기업은 360만명(18.7%)이다.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비중이 높은 업종은 소매업(25.6%), 부동산업(15.5%), 숙박·음식점업(12.4%), 운수·창고업(9.2%)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종사자가 많은 업종으로는 제조업(19.9%), 도·소매업(19.4%), 건설업(10.7%), 숙박·음식점업(10.2%)이 꼽혔다.
한편 중기부는 사업장이 없는 인터넷 기반 사업체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이번 통계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준희 중소기업정책관은 “합리적인 중소기업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고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 및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실태를 충실히 반영하는 통계적 기반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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