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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뒷담화]‘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특별한 소품들,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지수 미술·세트감독

정복동 사장의 인면조 의상 등

제작하기 힘든 소품 직접 만들어

마트 소품 배열 하나까지 신경

정복동 사장이 ‘인면조’로 변신한 모습. /사진제공=tvN




해바라기 가면부터 인면조 의상까지 정복동(김병철 분) 천리마 마트 사장의 다채로운 분장은 종영을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큰 재미요소였다. 이 밖에도 원주민인 빠야족의 의상이나 마트 노조위원장에게 선사하는 캐시미어 노조 깃발과 순금 챔피언 벨트 등 다양한 소품들이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더욱 살렸다.

tvN ‘쌉니다 천리마 마트’에서 ‘천리마 마트’를 포함해 극 중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낸 김지수 미술·세트감독은 드라마 속 특별한 소품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정복동 사장의 인면조 캐릭터는 김지수 미술감독을 포함한 미술 팀원들이 사흘 밤을 꼬박 새고 만든 인고의 결과물로, 일일이 한지를 붙여 만들었다. 빠야족은 원주민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러 시도를 거쳤는데, 기름진 머리로 화룡점정을 찍어 지금과 같은 캐릭터를 살려냈다. 김 감독은 “어디서도 팔지 않는, 돈 주고 제작해달라고 해도 아무도 못 만드는 것들을 직접 만들었다”며 “챔피언 벨트는 웹툰 원작자인 김규삼 작가가 달라고 했는데 대답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천리마 마트’ 전경. /사진제공=tvN


김 감독은 드라마가 마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많은 만큼 마트라는 공간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도 말한다. 그는 “드라마에서 ‘천리마 마트’는 중요한 주인공”이라며 “마트 자체가 80년대나 90년대 만들어져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마트인 만큼 레트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마트 전반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마트 진열 물건 하나하나도 그의 손끝에서 ‘천리마 마트’답게 새로 탄생해서 배열 하나까지 세세하게 지정됐다. 진열된 물건들은 마트의 컨셉인 레트로한 톤을 보여주기 위해 PPL 상품이어도 리패키징을 하거나, 스티커를 따로 제작해 붙여서 세팅했다. 김 감독은 “특히 계란판은 미술적으로 접근했다”면서 “줄마다 색깔을 다르게 배치해 벽면에 하나의 줄무늬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마트의 중심적인 포인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김지수 미술·세트감독. /사진제공=tvN




영화 작업을 주로 하던 김 감독이 드라마 미술감독으로 참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올가미’(1997)로 첫 작품을 시작해 영화 ‘주홍글씨’ ‘인간중독’ ‘즐거운 인생’ 등 미술감독을 맡은 그는 활동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그는 “이전에도 드라마 작업을 하고 싶었지만 접점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며 “마침 이번에 tvN의 연락을 받아 첫 도전이지만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의 미술감독이 매일 현장에 나가지는 않는 것에 반해 김 감독은 하루도 빼지 않고 현장에 나가 커튼 하나까지 직접 만지며 현장을 꼼꼼히 살핀다. 영화 ‘인간중독’ 작업 때는 마음에 드는 소품을 구하려고 해외까지 직접 갔다 왔을 정도였다. 김 감독은 “미술 감독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저는 의상 원단까지 만져보고 결정하는 스타일”이라며 “신경 써서 준비한 소품을 알아보는 관객들을 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김 감독은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미술감독이라는 직업 세계를 보여주는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미술감독 일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을 위해 기록을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다. 그는 미술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화나 드라마나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관찰”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소품 등을 미술적으로 풀어내는 순발력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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