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제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참여해 4시간 31분간 ‘찬성 토론’을 했다. 이는 첫 타자로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한 3시간 59분보다 32분 길어 주목된다.
필리버스터는 통상적으로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여서 집권여당 의원이 찬성 토론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선거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한국당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첫 주자인 주 의원은 지난 23일 본회의에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오후 9시 49분쯤 첫 토론자로 단상에 올랐다. 다음 날인 24일 오전 1시 48분까지 총 3시간 59분간 쉬지 않고 발언했다.
이어 오전 1시 50분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한국당의 반대 토론보다 더 긴 시간을 발언했다.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선거법 개정안에 할애했고 선거법 개정의 당위성, 현 수정안의 한계, 정치개혁의 필요성, 해외 선거제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득했다. 김 의원은 장시간 필리버스터에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도 발언을 이어갔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활동한 김 의원은 “저는 오늘 상정되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찬성을 호소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표결을 앞두고 무제한 토론 기회가 주어져서 우리가 고민했던 방향, 우리가 어디까지 나아갔고 나아가지 못한 지점은 아닌지, 왜 못 갔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같이 이야기해볼 기회가 마련돼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4+1’ 협의체에서 합의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에 대해 “이번 선거제 개혁으로는 양질의 대표 활동을 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욕심을 채울 수 없다”며 “다시 논의해서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을 하자”고 향후 다시금 선거법 개정안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현재 오전 8시 30분 기준 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김 의원의 뒤를 이어 필리버스터를 잇고 있다. 이후에는 민주당 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한국당 전희경 의원 등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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