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미국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와 제휴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성장할 국내 핀테크 기업을 발굴·육성하기로 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페이팔·드롭박스 등 글로벌 유니콘을 길러낸 회사로 300여개 대기업, 1,100여개 스타트업과 손잡고 투자부터 컨설팅 등을 아우르는 창업 보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을 선정해 미국에서 유력 벤처캐피털리스트 100여곳이 참여하는 기업설명회에 참가하며 이를 통해 플러그앤플레이의 제휴사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투자 유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금융그룹들이 신남방지역을 중심으로 구축한 동남아시아 네트워크 역시 국내 핀테크의 해외진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핀테크 육성 플랫폼인 퓨처스랩을 진출시켰고 우리금융은 베트남에 디노랩을 설치해 국내 핀테크의 현지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해외 핀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초기 기업 육성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다.
대형 금융그룹들이 핀테크 지원 범위를 확대할 수 있었던 데는 그간 축적해놓은 모험자본 역량이 밑거름이 됐다. 지난 2015년 출범한 ‘KB이노베이션 허브’가 올 9월까지 선발한 핀테크는 모두 74곳, 투자 규모는 266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지주의 ‘퓨처스랩’, KEB하나은행의 ‘1Q 애자일랩’, 우리은행의 ‘디노랩’, NH농협은행의 ‘NH디지털혁신캠퍼스’, IBK기업은행의 ‘IBK퍼스트랩’, DGB금융그룹의 ‘DGB피움랩’도 이제는 투자와 교육, 인재 채용과 금융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며 기존 금융사의 혁신금융 발전 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KB금융은 KB스타터스 규모가 빠르게 늘자 서울 신논현역에 200평 규모의 핀테크랩 공간을 확보, 내년에 확장이전한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기업당 10억원 이내로 공모 방식의 직접투자를 시행 중인데 매년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말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를 설립하고 벤처투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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