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30개국에서 374개 매장을 운영할 만큼 ‘글로벌 가구 브랜드’지만, 진출 초기만 하더라도 가구업계에서는 ‘조립가구’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완제품에 익숙한 우리나라 가구소비 문화와 너무 이질적이란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기우였다. 이케아는 국내 진출 5년 만에 2개 매장에만 850만여명이 찾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말 기흥점에 이어 올해 2개 대형 매장을 더 내고, 서울에 도심형 매장도 검토 중이다.
이케아는 우리나라에 낯선 조립가구를 어떻게 확산시켰을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은 해외에도 있었다.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는 일반인에게 종이접기를 하게 한 뒤 완성품을 경매에 부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이 만든 완성품을 더 선호했다. 이 현상이 이후 ‘이케아 효과’ 라고 불리게 된다. 자신이 직접 고생을 해서 만든 가구이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고, 설령 ‘작은 조립 실수’를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케아는 이 단계에서 몇 단계 더 나아가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케아는 고객변심도 환불 사유로 인정할 정도로 리콜에 관대하다. 현재는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1년까지 교환이 가능할 정도다.
단, 교환 조건이 있다. 현재는 환불할 물품을 픽업하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고객이 매장에 구매한 제품을 가지고 방문해야 한다. 이 원칙에도 비밀이 숨어있다. 이케아 관계자는 “우리 제품을 교환하려고 온 고객은 매장을 둘러보면, 제품을 하나라도 사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매장과 제품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커플, 예비부부들이 ‘이렇게 살고 싶다’고 느낄 만큼 꾸며놓은 각양각색의 방, 거실 주방 쇼룸에 스웨덴 음식, 재기 넘치는 생활용품, 무엇보다 다양한 제품의 저렴한 가격이 이케아의 ‘무기’다. 한 가지 더 있다. 이케아의 매장은 매장 입구부터 출구까지 한 통로를 따라 둘러볼 수 있도록 매장을 설계했다. 이를 일종의 미로(한국에는 여기저기 지름길도 텄다)처럼 만들었다. 출구를 빨리 찾지 못하고 헤매면서 모든 제품을 둘러보게 하고, ‘그래도 안 살것이냐’고 고객에게 묻는 이케아의 ‘영업비밀’인 것이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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