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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 마침내 D램 판매개시...'반도체 한국' 겨눈다

창신메모리, 생산·판매 공식 선언

기술격차 커 당장은 위협 없지만

5년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 유력





중국 반도체 업체가 드디어 D램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시장까지 본격 진출하며 중국의 반도체굴기가 미국의 견제를 뚫고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반도체굴기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전 세계 D램 시장의 75%를 장악한 한국 반도체 업계에 잠재적 위협을 넘어 눈앞에 다가온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기술 격차로 실질적 위협이 되지 않겠지만 5년 내 가격과 기술을 동시에 갖추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자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테크웹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최근 공식적으로 D램 메모리를 판매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업체가 D램 양산 및 판매에 나선 것은 창신메모리가 처음이다. 앞서 칭화유니그룹이 2~3년 전부터 D램을 생산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시장에 제품이 나온 적은 없다. 칭화유니는 지난 2015년 전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창신메모리가 공개한 D램 제품은 노트북 등 컴퓨터에 주로 사용되는 8GB DDR4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2, 4GB LPDDR4X다. 창신메모리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제품에 대해 국제적으로 승인된 표준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DDR4는 현재 19나노 공정에서 생산되고 1·4분기 내 10나노급(x) 공정으로 양산에 들어가 올해 말까지 생산능력을 월 4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중국 최초로 선보이는 D램 제품에 대해 영업 컨설팅을 받았으며 일부 온라인과 도매상을 통해 판매에 돌입했다.

앞서 창신메모리는 2016년 5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총 1,500억위안(약 25조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시설을 갖추고 D램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중국의 반도체굴기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품질이 좋지 않아도 쓸 수 있는 낸드와 달리 D램은 성능이 검증돼야 하는데 아직 중국은 생산성이 많이 떨어진다”면서도 “초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부정적 이슈인 것은 분명하며 5년 안에 한국 반도체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의 반도체 공장 /사진=창신메모리 홈페이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D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한 단계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낸드플래시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D램 분야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기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반도체 업계는 그간 수차례 D램 시장 진출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2015년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했으나 미국의 견제로 무산됐고 지난해는 중국을 대표하는 D램 생산업체 중 하나인 푸젠진화가 미국의 견제에 못 이겨 D램을 포기했다.



물론 창신메모리의 D램 본격 생산과 판매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과는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번에 창신메모리가 공개한 컴퓨터용 8기가바이트(GB) DDR4와 스마트폰용 2·4 GB LPDDR4X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 제품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25일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6GB LPDDR5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2GB LPDDR5 모바일 D램을 출시한 지 7개월 만이다. 16GB LPDDR5 모바일 D램은 3세대 10나노급(z) 공정으로 생산되고 SK하이닉스는 2세대 나노급(1y) 공정을 적용해 LPDDR4를 양산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LPDDR5는 연내 양산이 목표다. 반면 창신메모리의 제품은 1세대 10나노급(1x) 공정이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들은 창신메모리가 발표한 제품과 최소 한 세대 이상 차이가 난다.

컴퓨터용 D램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3세대 1z 공정을 적용한 8GB DDR4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주력 제품이 DDR5로 넘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분기에 개발한 3세대 1z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올해부터 본격 양산한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D램 반도체 기술은 아직까지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다만 이 같은 기술격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중국을 얕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추락한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서 볼 수 있듯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반도체 산업이 한국을 위협할 날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초기에는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는 129억1,000만달러로 한국(105억2,000만달러)을 앞질렀다. 2018년만 하더라도 한국(176억7,000만달러)이 중국(131억달러)을 앞섰으나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올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49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103억4,000만달러로 1.7% 감소해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술격차로 인한 원가격차가 워낙 크고 미세공정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통한 격차 확대 여력이 존재하기에 아직은 큰 위협요인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중국의 D램 진출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인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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