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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박사방 '단순 시청자'도 최대한 수사"…최정예 사이버테러 수사관 대거 투입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성년자가 포함된 여성들을 ‘성노예’라고 지칭하면서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모씨가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텔레그램 비밀방인 속칭 ‘박사방’, ‘n번방’ 등에서 단순히 영상을 시청한 이들도 최대한 수사한다는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23일 오후 앞서 이뤄진 정례 서면 답변자료 형식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경찰은 우선 이같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좋은 게 있으면 보내봐라’, ‘올려봐라’ 등 교사하거나 방조한 인원을 조사한 뒤 단순 관전자 등도 특정될 경우 추가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민단체나 취재목적 입장, 수사관 잠입 등의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이에 대한 판단은 수사로 특정된 인원을 모두 들여다 본 뒤 (범죄 피의자를) 판별해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만큼 경찰이 강경한 수사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경찰은 불법 촬영영상을 올린 이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텔레그램 측과 온라인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이들을 추적하기 위해 정예 사이버테러 전문수사관 6명을 투입해 ‘텔레그램 수사지원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각 국가로 파견나가 있는 해외주재관도 수사에 동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텔레그램과 관련한 수사를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수사국(HSI)과 공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 성폭력 수사팀에서도 해당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면서 “중앙과 지방의 ‘투트랙’ 추적으로 최대한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모씨와 해당 텔레그램 방에 가입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조씨와 가입자들의 신상을 요구하는 청원은 이날 오전 6시30분을 기준으로 각각 214만명과 146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란 청원에서 글 작성자는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 달라”면서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라는 단어는 사치”라고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에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 참여자는 지난 20일 경찰이 박사방 사건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텔레그램 방에 들어간 가입자들의 신상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의 참여인원도 140만명을 넘겼다.



청원인은 “경악스럽고 추악한 범죄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방에 가입된 26만의 구매자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이 범죄는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재발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미국은 아동 포르노물을 소지하기만 해도 처벌받지만, 우리나라는 어떤지 묻고 싶다”며 “아동을 강간하고 살인 미수에 이르러도 고작 12년, 중형 이래 봐야 3년, 5년이 고작인 나라”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어린 여성들을 상대로 한 잔혹한 성범죄의 현장을 보며 방관은 것은 물론이고 그런 범죄 컨텐츠를 보며 흥분하고, 동조하고, 나도 범죄를 저지르고 싶다며 설레어 한 그 역겨운 가입자 모두가 성범죄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청원자는 “나라가 아이들을 아동 성범죄자들로부터 지켜주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피할수라도 있게,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낱낱이 공개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이어 “반인륜적이고 패륜적인 범죄 앞에서, 범죄자 인권 보호가 명단 공개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조씨는 일명 ‘박사방’에 입장하기 위한 입장료를 적게는 수십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많을 때는 1만명의 접속자가 이 방에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텔레그램 박사방’의 핵심 용의자 조씨는 기존에 사용하던 계정 ‘박사장’을 ‘박사’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피해자 74명을 ‘스폰 알바 모집’ 등으로 유인해 본격적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는데, 조 씨는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을 연 뒤 가상화폐 액수에 따라 더 높은 수위의 영상을 볼 수 있도록 3단계로 유료 대화방을 나눠 운영했다.

유료 대화방의 입장료는 1단계 20만~25만원, 2단계 70만원, 3단계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방은 수시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는데, 인원이 많을 때에는 참여인원이 1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조씨가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엄청난 규모로 예상된다. 주거지에서는 가상화폐로 받은 입장료를 환전한 것으로 보이는 현금 1억3,000만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의 범죄수익이 더 있다고 보고 끝까지 추적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하기로 했다. 또 모든 수익금을 국세청에 통보해 유사범죄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씨 등 공범 13명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동음란물제작)·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개인정보보호법(개인정보 제공)·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검거된 공범 13명 가운데 4명을 이미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공범들의 나이대는 24~25세이며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 여성은 성착취 피해자이기도 해 경찰은 공범 강요 여부를 수사중이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가상화폐 계좌에 등 다른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한편 피해 여성 보호를 위해 원본 영상을 폐기 조치, 이미 유포된 영상물을 삭제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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