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업종이나 업무들에 재택근무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도전’에 인간이 ‘응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집단감염의 우려 속에서도 재택근무를 도입하지 못한 업종·업무의 주된 이유는 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코로나19 재택근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미실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응답은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하다(29.9%)’가 가장 많았다. ‘회사가 아예 재택근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19.3%)’ ‘확진자가 나와야 할 계획(15.5%)’ ‘재택근무 환경이 구축돼 있지 않다(14.7%)’ 순이었다. 기존 사고방식에 따라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인식과 재택근무 시스템의 부재가 재택근무를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콜센터 사례에서 보듯 해당 업종과 업무는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면 방법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전체 상담사 900명 중 150명을 재택근무로 돌려 금융 업계에서 콜센터 재택근무를 선도했다.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한 핵심은 ‘단순 문의’와 ‘개인정보가 필요한 상담’을 나누는 비교적 단순한 일이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열람해야 하는 업무는 사무실에서 응대하고 단순 문의는 재택근무 상담사가 맡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 도입 의지를 갖고 방법을 찾아보니 그리 어렵지 않게 도입할 수 있었다”며 “업무용 노트북과 인터넷 전화 등 하드웨어를 상담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그리 큰 투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실시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스스로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한 뒤 많은 점을 느끼고 있다”며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재택근무를)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일등공신은 정보기술(IT) 활용이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원격접속 플랫폼과 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플랫폼, 근태관리 시스템, 업무공유 시스템 등이 재택근무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효성그룹의 IT 계열사인 효성ITX는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 삼성전자,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재택근무가 가능한 컨택센터(콜센터) 솔루션을 코로나19 관련 대국민상담을 맡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우선 적용하기도 했다.
/박효정·이수민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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