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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온라인 개학, 빈틈없는 준비가 관건이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됐다. 교실 내 감염 우려가 크고 수업 결손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개학이 미뤄지며 뻔히 예견된 상황이었는데도 기껏 내놓은 대책이 준비도 안 된 원격수업뿐이라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당국이 한 일은 온라인 개학 발표를 앞두고 부랴부랴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과 대여 여부를 조사하는 수준에 그쳤다. 교육대계를 책임진 당국으로서는 무사안일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디지털 교육 격차가 우려된다. 저소득층의 상당수는 마땅한 컴퓨터가 없는데다 자녀가 둘 이상인 집은 컴퓨터 한 대로 감당하기 어렵다. 농어촌·맞벌이가정·조손가정·장애학생 등도 심각한 학습 격차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 시도별로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나 인터넷 등을 지원하고 프린터 등 장비가 없으면 학교 컴퓨터실을 이용하도록 한다는 게 현재까지 나온 보완책이다. 게다가 원격수업의 필수장비인 웹캠은 온라인 개학 방침이 알려지자마자 가격이 3배 이상 뛰면서 제2의 마스크 대란을 예고했다. 일선 교사들도 온라인 개학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으로 정규 수업 대체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9.6%에 불과했다. 학습 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당장 개학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온라인 개학으로 버틸 요량이 아니라면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과 함께 단축수업이나 방문수업을 통해 대면수업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한 ‘정책적 상상력’은 교육당국에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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