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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 겸업화로 수익 다변화해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기조강연

저금리·고령화에 코로나까지…세계 금융여건 급변

예대마진 관행 벗고 비이자이익 창출 적극 나서야

韓 글로벌 금융중심지 되려면 국가적 투자도 필요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기조강연 모습이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금융사가 겸업화를 추진하면서 비이자이익을 창출하도록 겸업화 관련 규제 완화를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금융사의 겸업화 관련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금융사에 ‘환골탈태’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겸업화 규제 완화 등 제도의 변화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겸업화 관련 규제 완화는 윤 원장의 평소 지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화 추세에 따라 금융 분야에서 권역을 망라는 겸업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그는 “한국의 경우 전업주의 금융 시스템하에 비이자수익과 관련한 업무영역 자체가 제한돼왔다”며 “(그로 인해)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금융산업의 성장을 막는 등 금융경제에 여러 가지 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겸업화 추진을 통한 수익원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금융지주사의 큰 틀 안에서 겸업화를 확대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윤 원장은 강연 내내 한국 금융 여건에 대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에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지금 (코로나19) 문제가 막 터진 상황에서 개별 회사가 건전성 우려를 의식해 위험관리를 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위축하면 경제는 더 어려워져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금리 추세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기존의 예금과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융활동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며 “금융회사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하게 되면서 리스크 관리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기존 예금 대출 관행과 관련해 “(금융사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담보대출에 치중했다”며 “한국 금융이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질적 성장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금감원이 자체 집계한 생산적 대출 비중은 2015년 41%에서 2019년 36.8%로 하락했다. 생산적 대출 비중은 기업대출 잔액 중 생산유발, 일자리 창출, 신용대출 등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한 뒤 영향력·감응도 계수, 고용유발 계수 등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다.

정작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금융권의 문턱은 높았다. 중소기업의 대출 거부율이 한국은 28.6%로 영국·캐나다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이 자본시장 등 직접금융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는 경우는 20%에 미치지 못했다. 윤 원장은 “미국은 자본시장이 발달해서 중소기업이 대출을 거부당해도 생존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부분은 미래 국가경쟁력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 주최 ‘제18회 서경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한국 금융의 미래’를 내용으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금융사가 모험 자본 및 관계형 금융에 대한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 비중도 미국(0.55%), 이스라엘(0.38%) 등과 비교해 한국이 0.12%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윤 원장은 “모험 자본과 관련해 수치적으로 좋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신용도가 낮고 담보도 부족하지만 사업 전망이 양호한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관계형 금융도 계속 얘기는 하지만 취약하다”고 했다.

윤 원장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 국가적 투자도 필요하다고 거듭 제안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지난해 435개로 2015년 396개에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로 진출한 해외 금융사는 166개에서 162개로 줄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다변화하면서 동시에 금융중심지 전략 추진을 재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금융중심지 전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재 혜택, 외국인의 생활 보장 등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를 통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해외 금융사의 국내 진출이 활성화되면 국내 금융사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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