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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살아있다', 시의적절한 상상력이 빚어낸 업그레이드 좀비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참 시의적절하다. 이 시대에 필요한 상상력의 영화가 탄생했다. 모든 것이 단절된, 고립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살아있다’가 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제시한다.

‘#살아있다’는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아파트에 남은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부모님이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준우(유아인)는 혼자 집에 있게 된다. 평소와 같이 게임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은 준우는 갑작스러운 굉음에 밖을 보게 된다. 창밖을 통해 본 아파트는 원인불명 증세의 식인 좀비 떼로 아수라장이 됐다. 지극히 평범한, 게임을 좋아하는 이 청년은 영화의 제목처럼 살아남기 위해 상황에 직접 부딪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메시지를 신념으로 삼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일한 소통 창구인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일주일, 20일이 지나도 그저 집에만 있으란다. 식량도 떨어져, 단수까지 돼 술로 수분을 섭취하는 상황까지 온다. ‘잡아먹히든, 굶어죽든 죽는 건 매한가지’라는 마음으로 홀로 고군분투하던 과정에서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을 만나 상황을 헤쳐 나간다



영화는 보통의 좀비물과 다른 결을 가져간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원인을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 불필요한 드라마를 애써 설명하지 않으며, 단순히 상황으로 인해 고립된 인간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완벽한 단절로 인해 혼자가 된 인간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오가는 생존 도구의 사용도 매력 포인트다. 준우는 얼리어답터 답게 스마트폰과 드론을 이용해 현 상황을 파악하고, 유빈은 등산을 할 때 사용하던 손도끼, 무전기, 아이스픽, 망원경, 캠핑용품 등을 통해 이른바 ‘생존템’으로 활용한다. 또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을 소재를 바탕으로 삼아 현실적인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복도식 아파트, 지하 주차장, 옥상 등이 좀비 떼의 출몰지로 그려지며 쫓고, 쫓기고, 숨고, 깜짝 놀라는 추격의 묘미를 끌어올린다.



좀비와 싸우는 과정은 마치 VR게임을 하는 듯 흥미롭다. 관객은 준우의 시선에서 자신을 상황에 던져놓고 좀비와 직접 싸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음향과 BGM도 영화와 ‘착붙’이다. 좀비물이 주는 서스펜스,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유아인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초반 30분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그는 공포, 불안, 기쁨, 외로움, 슬픔, 해탈 등 섬세한 심리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낸다. 특히 힘을 뺐다가, 줬다가 하는 강약조절을 탁월하게 해냈다. 박신혜는 극 중반부터 등장해 유아인에 비해 존재감이 적지만, 대범한 액션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 허무할 만큼 갑자기 종료되는 상황이 호불호를 낳을 수도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현 시점에서 영화는 우리에게 큰 공감과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살아남아야 한다’에서 ‘살아있다’로 바뀐 생존 메시지가 희망을 전하는 것만 같다. 오는 24일 개봉.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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