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수출(의류 OEM)과 패션(의류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신성통상(005390)이 전방위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최근까지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소요와 패션브랜드 사업확장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지요. 22일에는 만기가 돌아온 10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50억원어치만 차환 발행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달 만기로 금리는 약 5%, 지난해 5월 발행한 1년물 사모채(3.199%) 대비 크게 상승했네요.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단기사채 위주의 자금 조달 구조를 사모채 발행을 통해 장기화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차례가 넘게 사모채를 찍어 단기채를 모두 상환했습니다. 만기는 모두 1년이었지요.
그러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지난 2월 165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3월부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저신용도 기업들의 현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결국 회사는 보유 현금을 이용해 급한 불을 껐습니다.
올해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약 420억원에 이릅니다. 내수소비가 감소하면서 올해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된 만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지요. 지난 1·4분기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신성통상은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비용감축에 나섰지만 여전히 여의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이달 말은 분기말이자 반기말입니다. ELS 증거금 확보를 위한 사채 발행 급증과 분기말 효과로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자금시장 경색이 발생했던 3월 말 공포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다행히도 이번 분기말에는 그때같은 자금시장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네요.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을 매도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유사시에는 정부가 발표한 시장 안정화 정책 지원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들어 증권사들의 단기자금조달 규모는 3월대비 감소했습니다. 전날 기준 증권사들의 단기사채 잔액은 235조원으로 3월 대비 21조원 줄었습니다. 분기말 효과로 단기자금이탈과 일부 채권매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네요.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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