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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개각 밖에 없다

손철 경제부 차장

손철 경제부 차장




나라가 어지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6개월째로 접어들며 정치·경제·사회가 혼란스럽지 않은 국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한국은 특히 더해 뉴스 읽기가 괴로울 정도다. 국본이 돼야 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어느 한쪽이 쓰러지기만을 고대하는 권력 다툼이 진행형이다. 수도 서울을 이끄는 시장은 전직 비서의 성추행 고발 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전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나쁜 뉴스가 더 나쁜 뉴스에 묻히는 와중에도 부동산 대란은 국민 대다수를 허탈하게 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국정 혼란 속에 죽어나는 서민들이 “이게 나라냐, 콩가루냐” 장탄식을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은 대통령 등 청와대가 ‘쇼잉(showing·보여주기)’에 급급할 뿐 능력을 키우고 현안에 착실히 대처하는 길은 외면해서다. 그러니 여권 정치인들은 오만해지고, 관료들은 보신주의에 빠지는 것이다.

이달 초 대통령과 국회의장은 3차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국가 경제가 거덜 나기라도 할 만큼 호들갑을 떨며 야당과의 관계를 파탄 냈다. 추경 처리가 일주일 혹은 열흘 늦었던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싶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속에 아픈 경제를 더 흔들어댄 것은 2주도 안 돼 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든 6·17부동산대책과 그런 정책이 종합적으로 작동해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변한 주무장관이었다.



국정을 능력이 아닌 쇼로 접근할 때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교훈은 대북정책에서도 확인됐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만나 친근하게 산책하는 장면 하나로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었겠지만 지난달 북한은 개성의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그런 꿈을 산산조각 냈다. 그나마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조기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것이 불안한 남북관계를 한숨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됐고, 새로운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논란에도 일단 시간을 벌게 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대란으로 극도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국정을 정상화할 현실적 카드는 개각밖에 없어 보인다. 마침 여당 지도부를 물갈이할 전당대회가 한 달 반가량 남아 청와대와 내각에 경험과 능력을 갖춘 최적의 인사를 준비할 시간도 있다. 일각에서 “부동산과 전쟁 중인데 장수를 바꿀 수 없다”는 주장도 하지만 허튼소리일 뿐이다. 이미 대패한 장수를 치지 않고 어떻게 재기를 모색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겠는가.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도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한 주인공이 있다면, 그것은 실력을 갖춘 방역 전문가와 의료진이었다. 공이 있는 인재를 중용해야 민심을 수습하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다. 두 달 만에 지지율이 20%가량 추락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하반기 ‘순장조’가 아닌 자신과 경제를 살릴 인재를 냉철히 찾길 바란다.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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