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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친환경차 시대, 선장이 안보인다

서종갑 산업부 기자





‘85.4%.’

지난 8월 친환경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4%나 뛰었다. 어림잡아 2배다. 전체 차종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기준 11.8%가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였던 수치가 5.5%포인트 올랐다. 자동차 업계에서 2020년은 친환경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기로 기록될 것이다.

분명 기분 좋은 소식이지만 마음 한 편에는 불안이 싹튼다.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늘지만 제반 여건은 아직 갖춰지지 않아서다. 이는 곧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서는 어렵사리 싹 틔운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대표적인 부문이 친환경차 정비인력 부족이다. 특히 전기차 관련 정비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정부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정비인력을 200명 규모로 양성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들리는데 급증하는 판매량 대비 인원은 부족해 보인다.



불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연기관 기술 중심인 정비업계의 일감 부족과 이로 인한 실직, 내연기관 부품업계의 물량 감소 및 구조조정 이슈까지.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의 이면에는 신기술로 갈아타지 못한 이들의 절망이 예견돼 있다. 여파는 클 전망이다. 통계청이 5년에 한 번 조사해 발표하는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 총생산의 13.6%, 고용의 11.8%를 차지한다. 친환경차 시대에는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70%가량 줄어들고 인력도 40%가량 덜 필요하다고 한다. 친환경차 시대에 준비가 된 곳은 자금력을 가진 극소수 업체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자동차 업계의 앞날을 더욱 암담하게 하는 것은 선장이 안 보인다는 사실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을 이끌어야 할 정부는 오는 2025년 전기차 113만대, 수소전기차 2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만 연일 외쳐대는 게 전부다. 이는 완성차 업체의 일이지 정부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친환경차 시대를 대비한 인력 확충부터 기존 내연기관 중심 업계의 친환경차 전환을 도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이 자동차 강국 칭호를 얻는 건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잃는 건 한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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