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우울과 무기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반려 식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 안 곳곳에 화분을 두고 가꾸거나 베란다, 옥상 등 자투리 공간을 텃밭으로 활용해 식물을 키우면서 정서적 위안을 얻는 것이다. 마치 반려 동물처럼 식물을 곁에 두고 키우는 사람들이 증가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물로 실내를 꾸미면서 공기정화와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주는 ‘플랜테리어(식물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자 반려동물보다 손쉽게 기를 수 있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식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6~8월 식물을 가꾸는 가드닝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보다 32% 증가했다. 모종·묘목과 흙 매출이 각각 92%, 88% 증가했고 화분 매출도 48% 늘었다.
또 화병 등 인테리어 소품과 인조잔디, 실내분수 등 정원 소품 매출도 각각 50%, 26%씩 증가했다. 구유경 인터파크 원예 카테고리 MD는 “예전에는 집 가드닝의 목적이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려 식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집 앞 편의점에서 홈가드닝 용품 전용 코너가 등장했다. 편의점 GS25는 최근 한국화훼농협과 손잡고 홈가드닝 용품 코너를 도입했다. 적상추 씨앗, 바질 씨앗, 레몬밥 씨앗 등 관리가 용이하고 식재료로 활용 가능한 품종의 씨앗 4종과 배양토, 화분, 영양제, 압축 분무기 등 총 15종의 홈가드닝 용품을 갖췄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려는 ‘집콕족’과 코로나 블루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이 반려 식물에 몰리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우선 주요 오피스와 주택가 상권에 점포에 500개의 홈가드닝 전용 매대를 설치하고 연말까지 전국 GS25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려 식물 열풍은 추석 선물세트에도 반영됐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로 반려 식물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인 ‘클루이사’,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여인초’, 사계절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남천’ 등 다양한 반려 식물을 준비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인 활동이 줄어들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언택트 라이프로 반려식물 키우기가 인기”라며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안성맞춤으로 생각돼 추석 선물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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