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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배터리 소재 M&A로 활로 뚫는다

■심층분석...12일 롯데지주 출범 3년

한한령·코로나 잇단 악재에

유통 직격탄·화학 실적도 부진

배터리 소재 투자확대·공장 증설

신동빈 "LG생건 성공사례 검토하라"

화학부문 적극적 M&A행보 시사

지배력확대 잰걸음...호텔롯데 상장여부 관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후임으로 지난 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동우 신임 대표는 ‘그룹 포트폴리오와 미래 전략 개선’을 첫 일성으로 내놓았다. 그룹 전략 개편을 예고한 그가 롯데지주 대표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12일은 공교롭게도 지주 출범 3년째 되는 날이다. 최근 2~3년 계속된 악재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롯데가 지주 출범 3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코로나에 유통 직격탄 ‘최대 위기’



2017년 10월 롯데지주 출범 이후 3년간 롯데그룹의 경영 환경은 엄혹함 그 자체였다. 그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있었다. 혹독한 한한령(限韓令)에 롯데마트 등 롯데의 중국 내 대부분의 사업이 쫓겨나듯 철수했다. 지난해 일본의 경제보복 과정에서 나타난 반일 프레임 불똥까지 튀며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사업 위기 속에 그룹의 또 다른 축인 화학사업도 1·4분기 7년여 만에 적자(롯데케미칼)를 내는 등 부진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는 관광·레저 부문까지 때려 그룹을 휘청이게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이익 창출 규모가 2017년 고점을 기록한 후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기 속에서 황 전 부회장이 8월 용퇴하면서 이 대표가 가세한 ‘지주 2기 체제’가 막을 올렸고 쇄신 분위기가 마련됐다. 최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에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2,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신사업 분야로의 보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 해 정밀화학의 영업이익이 1,9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음극박(동박) 생산업체다. 산업계에서는 롯데가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해석한다.

은박지 생산업체였던 롯데알미늄 역시 지난달 280억원을 들여 배터리 소재인 양극박(알루미늄박) 공장을 증설했다. 롯데그룹 화학BU장인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당시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지속적인 설비 증설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LG생활건강의 성공 비결을 담은 책 ‘그로잉 업(저자 홍성태)’을 추천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LG생활건강은 2005년 차석용 부회장 부임 이후 코카콜라음료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신 회장은 앞서 화학 부문의 공격적 M&A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황 전 부회장의 급작스러운 퇴진 배경에 저조한 M&A 성과가 있다는 해석도 향후 적극적인 M&A 행보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 화학 계열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제든 대규모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 ‘과제’...지배력 확대는 잰걸음



롯데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장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이 언제 가능할지 알기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상장 추진은 무리라는 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올 상반기 3,4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호텔롯데 상장 의지는 분명하지만 불확실한 여건에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계열사에 대한 롯데지주의 지배력 확대는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 대한 지배력 확대가 두드러진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홀딩스(9.3%)와 이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인 롯데물산(20%)이 30% 가까이 지배하고 있다. 이런 탓에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지상 과제였고 신 회장이 2018년 석방 이후 가장 먼저 취한 조치도 2조2,000억원을 들여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아래 있던 롯데케미칼을 지주 체제로 끌어들인 것이다. 당시 23.2%였던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지분율은 현재 24.6%까지 늘어난 상태다. 일본 롯데의 지배력을 뛰어넘는 30% 이상까지는 지분율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에 대한 지분율도 20%대에서 30% 중반대로 대폭 끌어올렸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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