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다시 존재감을 키우며 우익본색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사의 표명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앞으로 ‘한 명의 의원’으로 활동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머지않아 그를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3일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현을 방문해 지지자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활동을 벌였다.
아베는 야마구치현 나가토시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약이 잘 들어 몸 상태가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야당이 아베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은 헌법 개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라서 그런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며 “헌법 논의야말로 국회의원이 견해를 드러낼 기회다. 한층 (개헌 논의의) 기운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도쿄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퇴임 후 두 번이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보수·우익 세력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또 의원모임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나 ‘창생일본’ 행사에 나가는 등 보수·우파 세력의 결집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건강 문제로 물러났던 아베가 컨디션 회복을 강조하며 보폭을 확대하는 가운데 그가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는 아베 전 총리가 이르면 내년에 호소다파로 복귀할 의향을 주변에 드러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호소다파의 한 중견 의원이 아베가 복귀할 경우 “파벌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것”이라며 아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아베가 호소다파로 복귀할 경우 그를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