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역대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전세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차라리 아파트를 매수하겠다는 수요도 증가,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0.1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로 높은 값으로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130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 정도를 조사한 값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과거 ‘전세 대란’ 시기로 일컬어지던 지난 2013년과 2015년에도 전세수급지수는 최고 120.9, 125.2를 넘기지 않았다. 전세 불균형이 역대 최고로 심화하면서 ‘최악의 전세대란’마저 점쳐지는 상황인 것이다. 전셋값도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 2일 서울 전세 가격은 0.12%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0.23% 상승하며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런 와중 급등한 전셋값에 결국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98.0을 기록하며 3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111.7로 거래량이 폭발했던 지난 7월(111.9)와 비슷한 수치까지 올랐다.
전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격도 상승세가 커진 것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대전·대구 등 광역시의 집값 상승세도 커져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매매수요는 수도권에서는 비규제지역인 김포·파주를 중심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고양·파주 등이 속한 경기 경의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전주(113.6)보다 12.1포인트 오른 125.7을 나타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포시는 같은 기간 1.94% 상승하며 역시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또한 전주 상승률인 0.13%보다 0.04%포인트 오르며 0.17%를 기록했다. 최근 몇 달 새 상승폭이 0.01~0.02%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외적인 상승세다. 집값 오름세는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5대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29%로 전주(0.24%)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대전의 경우 상승폭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주 0.24% 수준이었던 상승률이 이번주 들어 0.41%로 껑충 뛰었다. 비규제지역인 부산도 집값 상승률이 0.37%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주보다 0.07%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대구 역시 전주보다 0.04%포인트 오른 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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