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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꼬마들 ‘아씨들’ 되어 다시 만났네

[인터뷰] 뮤지컬 배우 전예지·이아진

서울시뮤지컬단 ‘작은아씨들’서 ‘에이미’ 역

2006년 ‘애니’ 초연 아역서 14년 만의 만남

“치열하게 살아낸 자매들, 지금 필요한 이야기”

서울시뮤지컬단의 ‘작은 아씨들’에서 막내 ‘에이미’ 역을 맡은 이아진(왼쪽)과 전예지. 두 사람은 초등학생이던 2006년 서울시뮤지컬단의 ‘애니’에 타이틀 롤로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사진=서울시뮤지컬단




꼬마 숙녀 ‘애니’가 진짜 숙녀 ‘에이미’가 되어 돌아왔다. 2006년 가족 뮤지컬 ‘애니’ 한국 초연에서 타이틀 롤로 무대에 섰던 전예지·이아진이 창작 뮤지컬 ‘작은 아씨들’에서 다시 만났다. 서울시뮤지컬단과의 14년 만의 작업에서 또 한 번 같은 배역에 캐스팅된 것이다. ‘아역’이란 수식어를 떼고 어엿한 성인 배우로 각자의 경력을 쌓아 온 두 사람은 “내가 행복하고 좋다는 것, 그게 이 일을 계속 하게 되는 원동력”이라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는 24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원작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한 중산층 가족의 삶을 배경으로 성격이 각기 다른 네 자매(메그·조·베스·에이미)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우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전예지와 이아진은 당당하고 야무진 막내 에이미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뮤지컬 ‘작은 아씨들’에서 막내 에이미 역을 맡은 배우 전예지/사진=서울시뮤지컬단


두 사람에게 작은 아씨들은 “어떤 배역이라도 하고 싶은” 욕심 나는 작품이었다. 전예지는 올 초 국내 개봉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동명 영화를 보고 일찌감치 그 매력에 빠졌다. “이야기의 화자인 조의 서사뿐만 아닌 다른 자매들의 삶을 깊이 보여준다”며 “배역마다 감정을 이입해서 몇 번을 돌려봐도 새로운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아진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새 작품 발표를 보고 막연히 ‘저기 내 자리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그 바람이 실현돼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고전을 바탕으로 만드는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 끌렸어요. 거기에 여러 명의 삶이 공존하는 이야기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사실 에이미 역은 원작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연극·오페라 등에서 이해하기 힘든 철부지로 그려졌다. 언니 조의 원고를 불태워 그가 누릴 수 있었을 기회를 날려 버린 행동에 미운털이 박힌 탓이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에이미의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본인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모습”(이아진)과 “에이미만의 인생 이야기”(전예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네 자매가 삶을 개척해나가듯 두 사람도 각자의 개성으로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전예지는 ‘애니’ 이후 학업에 전념하다가 2013년 ‘브로드웨이 42번가’ 주인공 페기 소여 역으로 화려하게 무대에 복귀했고, ‘록키호러쇼’, ‘그림자를 판 사나이’ 등 색깔 강한 작품에 출연해 호평받았다. 이아진은 ‘그날들’, ‘영웅’, ‘키다리 아저씨’, ‘차미’ 등을 통해 꾸준히 관객과 만나 왔다.

뮤지컬 ‘작은 아씨들’에서 막내 에이미 역을 맡은 배우 이아진/사진=서울시뮤지컬단


“공연장에서 마냥 즐겁게 놀던” 14년 전 꼬마 둘은 이제 캐릭터에 대한 자기 해석과 의견을 건네는 ‘진짜 배우’가 됐다. 특히 고전 원작의 창작 뮤지컬인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스태프 간 의견 교환이 치열할 정도로 벌어진다고 한다. 전예지는 “A에서 A1이 되는 것이 아니라 D라는 새로운 걸 창조할 정도로 함께 만들어 가는 느낌이 강하다”며 “모두가 최선의 것을 찾아내기 위해 마음껏 시도한다는 게 창작 작품의 매력”이라고 웃어 보였다.

이들이 도전하고 만들어갈 무대는 무궁무진하다. 전예지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표현할 게 많은 역할”로, 이아진은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는 따뜻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길 기대한다. 그래서 올 연말은 작은 아씨들이다. 두 사람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희망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다”며 “이번 무대가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는 바람을 전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서울시뮤지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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