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한계기업이라는 인식을 깨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청년 실업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중기 종사자가 83%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 일자리의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23일 서울경제와 중소기업중앙회 공동 주최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 스마트일자리 대전’의 2부 행사로 진행된 ‘COVID19 이후, 청년 일자리 양극화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희망 정책 포럼’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패널데이터 연구실장은 중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김 실장은 중기업계를 ‘998377’이라고 표현하며 중기 지원을 위한 고용장려금을 비롯해 세계지원 정책 등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998377’이란 전체 기업 중 중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99%, 종사자가 83%, 전 국민의 77%가 중기에 근무한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이처럼 중기는 우리나라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는 아닌 게 현실이다. 특히 열악한 근무 조건과 조직문화에 대한 편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기는 인력난을 호소하지만 정작 청년의 취업 비중은 감소 추세다. 청년 실업과 고용 부진의 기본적인 원인은 저성장 기조이지만 중기의 경우에는 이 같은 ‘노동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핵심 원인이라는 게 김 실장의 분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기에 대한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정부가 중장기적인 방향으로 가져갈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정책이 효과를 내 중기의 근무 환경 등이 개선된다면 중기도 다녀보고 싶은 회사라는 인식이 생기고 이것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중기도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을 비롯한 청년내일채움공제, 고용증대 세제 혜택을 줘 중기가 청년 채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34세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3년 동안 900만 원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실제로 고용 증대 효과를 톡톡히 냈다. 이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 평균 청년 채용 인원 증가율이 지난 2017년에는 1.5%, 2018년에는 26.7%로 급증했다. 대·중기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근속 연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효과가 상당하다. 김 실장은 “내일채움공제 가입은 2016년 5,217명에서 2018년 10만8,486명으로 늘었으며 비수혜자 대비 수혜자 이직 확률이 2016년에는 -63.61%에서 2018년 -85.8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증대세제 지원 역시 중기의 청년 채용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다. 청년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경우 증가 인원 1인당 세액을 3년간 공제하는 혜택이다. 또 김 실장은 정부가 중기 지원 고용 장려금 예산 규모를 확대하고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문화를 조성할 것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8.5% 정도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정 지출이 많아졌다 해도 관련 예산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디지털·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중기 일자리 문화 등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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