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 촉구를 위해 단식 농성 시작한 지 14일차인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를 찾아 “최대한 야당을 설득해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단식을 풀어달라”고 권유했지만 냉대 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고(故)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농성장을 찾았다. 같은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배진교 의원도 참여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유가족들을 향해 “(단식 중단을) 깊게 한번 논의해달라. 국회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믿어봐주시고 저희가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며 “벌써 14일차 되셨으니 건강도 생각하셔야 하니 강은미 원내대표와 상의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씨는 “회기 내 법을 처리한다 했으면 역산해서 법사위 일정을 정하고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나와야지, 이렇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하면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법 제정) 무산은 안 된다. 논의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거듭 설득했으나 김씨는 “그걸 못 믿는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가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약속하자 이에 대해 “여당이 여태까지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이 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하냐. 그 사람들이 안 들어오면 여당에서 그냥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러 가지 말씀을 듣고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10여분간 방문한 뒤 기자들이 향후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한 법사위전체회의와 본회의 일정을 묻자 “법사위에 물어봐야 한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편 배 의원은 “최대한 국민의힘과 연락해 본회의 일정을 협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야당 협조 없이 단독으로 중대재해법을 제정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 여당의 법안 강행처리 비판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의힘도 동의했던 법이니까 내용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같이 논의하고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우리당도 전국민적 관심사이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상징적인 법이니 여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처리하는 것이 진정한 국회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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