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개발도상국이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부국들이 효과가 좋은 서구 제약사의 백신들을 이미 선점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건 전문가들은 부국들이 서구 제약사 백신들을 사들인 결과 많은 개도국이 “유일한 선택지”인 코로나백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경우 인구의 6배, 미국과 영국은 4배, 유럽연합(EU)은 2배 이상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해 빈국은 올해에도 인구의 80%가 백신을 맞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코로나백은 냉장상태에서 보관 및 운송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인프라가 열악한 개도국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백은 불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로 만든 사백신으로 ‘전통적인 기술’이 사용됐다. 하지만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신기술이 적용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각각 영하 70도와 영화 20도에서 보관돼야 한다.
문제는 코로나백의 효과가 임상시험을 진행한 국가별로 달리 나타나는 등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가령 브라질에서 약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효과가 50.38%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사용승인 최소기준 50%를 조금 넘긴 것이다. 반면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1,300명과 1,6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각각 91%와 65.3%의 예방 효과가 나왔다. 이에 영국 BBC방송은 “현시점에서 코로나백의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국은 대규모 접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백에 대한 불신을 일축하기 위해 공개 접종에 나섰다. 터키는 이날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브라질 상파울루주는 25일부터 코로나백 접종을 시작한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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