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갖가지 이상기후가 속출했던 가운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9일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해 태풍과 호우로 1조 2,585억 원의 재산 피해, 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피해 규모(재산 피해 3,883억 원, 인명 피해 14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한국의 장마철은 중부 지역 기준 54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또 4개의 태풍(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이 연달아 상륙했다.
태풍과 호우는 큰 규모의 산사태도 촉발했다.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는 총 6,175건(1,343㏊)으로 1976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농작물 수확기에 침수·낙과 등 피해를 입은 토지 면적은 13만2,930㏊로 2019년의 피해 면적(7만 4,165㏊)보다 약 60% 컸다.
정전 피해도 막심했다. 지난해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국내에 상륙한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29만 4,818호의 가구·기관이 정전됐다. 마이삭 전까지는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인한 정전(16만 1,646가구)이 가장 큰 정전 피해였다.
다만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대설·한파로 인한 피해는 한랭 질환자 303명, 사망자 2명으로 지난 5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각각 34%, 81.2% 감소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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