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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채용' 公기관, 文정부 4년 10만명 늘려

공공기관, 2018년부터 2년간

'자율정원' 통해 연3.3만명 뽑아

작년 이어 올해도 2만명대 채용

고용한파 땐 오히려 규모 줄여

"섣부른 정책으로 시의성 놓쳐"







문재인 정부 출범 4년여 만에 공공 기관 임직원 수가 1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기관들이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공공 기관 자율 정원 조정’을 통해 인력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채용을 줄이는 등 정책 시의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공공 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 기관 임직원 수는 42만 2,455명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의 32만 8,043명 대비 10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4년간 증가한 임직원 수를 따져보면 기타 공공 기관(4만1,653명), 준 정부 기관(2만 9,969명), 공기업(2만 2,790명) 순으로 기타 공공 기관의 임직원 수가 4년 새 39%가량 급증했다.

공공 기관 정직원의 평균 연봉은 2018년 기준 6,772만 원으로 정원 확대는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95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다면 소득 기준 상위 10%에 해당한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올해 한국도로공사서비스(정원 약 6,300명)와 한전MCS(정원 약 4,400명) 등 12개 공공 기관을 추가 지정하면서 공공 기관에 속한 인력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 공공 기관은 총 350개로 기타 공공 기관(218개), 준 정부 기관(96개), 공기업(36개) 순이다.



특히 공공 기관들은 고용 시장이 나쁘지 않을 때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린 반면 고용 시장이 쪼그라들었을 때는 되레 채용 규모를 줄이는 문제점도 드러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21만 8,000명 줄어드는 등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고용 지표를 기록했는데 공공 기관이 ‘고용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공공 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2만 7,490명으로 애초 목표치(2만 5,063명) 대비 2,000명 이상 초과 달성했지만 2018년(3만 3,716) 및 2019년(3만 3,447명)과 비교할 경우 규모가 크게 줄었다. 정부는 올해 공공 기관 채용 규모를 2만 6,554명으로 제시했지만 이 또한 2018년과 비교하면 7,000명 이상 줄어든 규모다. 다만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공공 기관 채용 규모(2만 908명)와 비교하면 여전히 30%가량 많다.

이같이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기획재정부 승인 없이도 공공 기관의 정규직 채용 확대가 가능하도록 한 ‘자율 정원 조정 제도’가 지난해 폐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 기관 자율 정원 조정 제도를 2018년부터 3년간 운영할 방침이었지만 공공 기관 비대화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지난해 조기 폐지했다. 자율 정원 조정 제도 조기 폐지를 주장했던 한 공운위 위원은 “공공 기관은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팽창 욕구가 있어 자율 정원의 문제점은 예견된 결과”라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재부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정부의 섣부른 공공 기관 채용 확대 정책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인력이 빠르게 증가한 반면 채용 확대가 필요한 시기에는 인력을 제대로 뽑지 못한 셈이다.

공공 기관 인력이 늘어난 반면 수익성은 급하락하는 점도 문제다. 2016년 공공 기관의 당기순이익은 15조 4,000억 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6,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공공 기관 지원 예산도 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 기관 지원 예산 규모는 2019년 77조 원에서 지난해(4차 추경 기준) 100조 6,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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