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부품주가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카’ 등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주행보조장치(ADAS)·라이다(LiDAR)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채용이 늘어날 경우 전장 카메라 수요도 함께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엠씨넥스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4.92%(8,400원) 급등한 6만 4,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상장사인 LG이노텍도 전거래일보다 5.93%(1만 2,000원)나 뛰어오른 21만 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외에도 세코닉스(5.05%), 해성디에스(4.08%), 파트론(3.06%), 삼성전기(0.24%) 등 카메라 부품주가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은 모두 스마트폰용 카메라 이외에도 자동차용 카메라를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에서 자동차향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세코닉스(60%), 아모텍(46%), 해성디에스(33%), 아비코전자(31%), 삼화콘덴서(27%), 파워로직스(15%), LG이노텍(12%), 엠씨넥스(11%) 등을 꼽았다. 자동차용 카메라 매출액은 LG이노텍, 엠씨넥스, 세코닉스, 삼성전기, 파트론 순으로 높았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카메라 부품 업체들을 차량 부품 업체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사업 가치에 관심이 쏠리면서 펀더멘털 자체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 카메라 산업은 코로나19 이후의 수요 회복과 트리플·쿼드러플 채용 확대로 매출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성장률은 과거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면 자동차 카메라 산업은 지난해 1억 1,000만 개에서 2022년 1억 9,000만 개로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관련 매출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관련 사업 매출액이 가장 높은 LG이노텍의 경우 오는 3분기 자동차 부품 사업부의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연간 실적에서도 흑자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차량 고객사향 카메라·라이다 스캐너 등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따른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더 나아가 애플카 부품 공급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사업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5%에 불과한 파트론의 경우 2022년 점유율이 50%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트론의 차 부품 매출액은 지난해 500억 원에서 올해 1,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기아와 애플의 ‘애플카’ 협력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 또한 이들 기업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보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에 납품하는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커버리지 업체 중에서는 만도가 E-GMP에 카메라·레이더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카메라 부품 업체들은 기존 매출액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스마트폰향 매출 역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국 등의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고 연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13의 카메라 성능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영향으로 PC·노트북·태블릿 등 정보기술(IT)기기 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스마트폰과 전장 등 수요가 저조했던 산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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