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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갈등 속 '미얀마' 꺼내든 바이든… 韓에 對中 견제 동참 요구하나

[한미 정상 첫 통화]

양 정상 "미얀마 사태, 민주적 방식으로 해결" 공감했지만

전문가들 "美, 한미동맹 한반도 이외 지역 확장 의도 반영"

바이든, 한미일 협력 강조...위안부·징용 문제는 언급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에 이뤄진 한미정상 통화에서 미얀마 쿠데타 문제와 한미일 협력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미중 갈등의 첫 시험대로 떠오른 미얀마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꺼내든 것은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미국 주도 가치 동맹에서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아울러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는데 이는 ‘한일 관계 개선’을 당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양 정상은 4일 △한미 동맹 및 한반도 문제 △한미일 협력 △미얀마 문제 △기후변화·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이날 통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졌다. 가급적 조속한 시일안에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마련하자는데도 양 정상은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미국과) 한국이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미 간 일치된 인식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 전략 설계 전에 한국이 독자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등에 나서는 것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도 분석된다. 청와대는 그러나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공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미얀마의 쿠데타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민주적인 방식을 통한 문제 해결에 공감했다. 백악관은 특히 “두 정상은 버마(미얀마)의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에 동의했다”면서 양 정상이 미얀마 문제를 논의한 점을 부각시켰다.



미얀마 사태가 불거진 후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통화한 해외 정상이 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볼 때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한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의미심장하다. 중국과 가까운 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가운데 미얀마 사태 해결 과정에서 한국에 반중(反中) 연대 동참을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에서의 한미 공조가 강조된 것에는 동맹 범위를 확장시키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문제도 주요 화두로 올렸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통화에서는 다만 위안부, 강제징용 배상 등 한일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 현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서 이뤄진 미일 정상 통화에서처럼 양국간 안보 협력 문제는 이날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일 정상은 지난 통화에서 일본에 대한 미국 핵 전력 등 제공 의지 등을 재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 국 간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반면 이날 청와대의 브리핑에서는 주한미군 문제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안보적 역할 등에 대한 언급은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인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2주 만에 이날 통화가 이뤄진 가운데 문 대통령은 통화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기로 약속했고,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적 현안 대응에도 늘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다자주의,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바이든 정부과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에는 유머가 오가며 통화 도중 세 차례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모두 가톨릭 신자이니 교황과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급을 하자 문 대통령은 “저도 교황과 대화한 일이 있다. 교황은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기원하고 기후변화를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또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바쁘지는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다만 중국 정세, 한미 군사훈련 등이 논의됐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현안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해나가자는 정도의 얘기만 했다”고 말을 아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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