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유통과 물류를 넘어서는 ‘쿠팡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클라우드 등 다양한 신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고객의 ‘록인(잠금)’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투자자 레터에서 "쿠팡은 고객이 모든 것을 갖기를 원한다"며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쿠팡 인프라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쿠팡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클래스A 보통주로 종목 코드 'CPNG'로 상장할 계획이다.
한국 법인인 쿠팡주식회사의 지분 100% 가진 미국 법인 쿠팡LLC가 쿠팡INC로 전환한 뒤 상장한다. 쿠팡 주식 수량과 공모 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공개(IPO)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상장은 오는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상장은 지난 2014년 5월 국내 1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지정된 지 7년 만이며 국내 기업이 NYSE에 직상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쿠팡의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약 55조 4,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쿠팡이 예상대로 상장하면 알리바바(IPO 당시 기업가치 1,680억 달러) 이후 7년 만에 '외국 기업 IPO 대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번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수조 원의 누적 적자에도 성장에 집중했듯이 강력한 기술 기반 플랫폼으로 더 많은 고객이 더 다양한 쿠팡 서비스 안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막강한 쿠팡 생태계를 만들어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 쿠팡 측은 "사업 성장을 위한 꾸준하고 막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사업 발전과 확장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당분간 현금 배당금 지급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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