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이날 “경제 단체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 경제정책 수립 등에 있어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재계에서는 첫 4대 그룹 총수 출신 대한상의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지난달 서울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날 취임이 예정돼 있었다.
의원총회에서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상의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경제 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 단체로서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 의제 해결에 경제 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서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로서는 최초로 대한상의 회장직에 오른 만큼 남다른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중 맏형으로 재계 총수들의 소통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최 회장이 적극적으로 재계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에 이를 전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기업 규제 법안 등으로 기업 경영 활동이 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제 단체의 역할이 커지는 점도 최 회장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는 ‘기업 규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의 경영을 옥죄는 법안을 잇따라 추진해왔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과 재계를 연결하는 주요 소통 창구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였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후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에 대한상의가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단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재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정부와 국회를 견제할 구심점 역할을 하며 나아가 대한상의가 사실상 경제계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 최 회장은 오는 2024년 3월까지 3년간 대한상의 회장 임기를 수행한다. 취임식은 이달 29일 개최된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는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심재선 인천상의 회장,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등 대한상의 의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의원총회에서는 대한상의 회장 선출 안건 외에 임원 선출안과 상근부회장 임명 동의안이 확정됐다. 박용만 전임 회장은 대한상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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