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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최악 면했지만…"대기 선박 369척 통과에 일주일 소요"

■ 에버기븐호 정상항로 복귀, 수에즈 운하 다시 열린다

해수면 높은 만조일 '구조 디데이'

평형수 빼내 선박 무게도 줄여

정오 무렵 성공 "정상 가동한다"

글로벌 물류·공급망 마비는 피해

관리청 "3.5일내 원상복구"에도

완전 정상화까진 시간 걸릴 듯

사진 설명




이집트 당국이 수에즈운하를 가로막았던 길이 400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엿새 만에 들어 올리는 데 극적으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운하 내 통항도 재개됐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선박 좌초로 인한 위기를 성공적으로 종식했다”고 자축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빠른 수습으로 3.5일 내로 운하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대기 선박이 모두 운하를 통과하는 데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물 내릴 준비도 해야” 급박했던 구조 작업

파나마 선적 ‘에버기븐’호의 구조 작업이 이뤄진 29일(현지 시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SCA는 해수면이 가장 높은 만조인 이날을 ‘D데이’로 정하고 일요일인 전날 밤 늦게까지 에버기븐호 뱃머리가 박혀 있던 제방에서 총 2만 7,000㎡의 모래와 흙을 파냈고 주변 땅도 18m나 굴착했다. 예인선이 진입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평형수 9,000톤가량을 빼내 선박 무게도 줄였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에버기븐호 뱃머리 밑에서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발견됐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에버기븐호가 예인 과정에서 두 동강 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시시 대통령이 구조 작업이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에버기븐호에서 일부 컨테이너를 하역할 것을 SCA 측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화물을 내리고 옮기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사태 장기화를 고려한 대책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구조 작업에 참여한 해양 서비스 업체 인치케이프는 트위터를 통해 이날 현지 시각 오전 4시 30분에 에버기븐호의 일부가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어 SCA는 만조가 최고조에 달하는 정오 무렵 에버기븐호를 정상 가동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운하 내 통항이 재개됐고, 현지 방송 보도에 따르면 에버기븐호는 자체 동력으로 운하 중간에 위치한 비터레이크호수로 이동을 개시했다.



“대기 선박 450척... 운하 통과에 일주일 걸려”

에버기븐호 구조 작업이 일단 순항하면서 글로벌 물류와 공급망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글로벌 물류 시장은 전 세계 해상 물류의 12%를 차지하는 수에즈운하가 마비되며 시간당 4억 달러(약 4,5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 산업 전체의 피해가 매일 10조 원을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다. 수에즈운하가 막히면서 일부 선사들은 남아프리카 노선 거리가 9,650㎞나 늘어나는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 운항하는 우회로를 택하기도 했다. 역시 연료비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고육책이다. 원유부터 커피까지 각종 물품 운송 역시 일시에 차단될 위기에 처했고 수에즈운하 마비로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이 지난 26일 기준 배럴당 64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국제 유가도 자극할 우려가 컸다.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이 빠른 수습으로 3.5일 내에 운하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다만 사태 정상화까지 일주일 이상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에즈운하가 뚫린다고 하더라도 현재 밀려 있는 선박 정체가 해소되기까지는 6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하브 마미시 이집트 대통령 자문관 역시 이날 “(몰려든) 모든 배가 운하를 통과하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SCA에 따르면 현재 운하에 대기 중인 선박은 최소 369척이다. 수에즈운하를 지날 수 있는 배는 하루에 50척 정도다.

모든 배가 운하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도착지에서 ‘하역 대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홍콩 기반 선사인 만다린시핑의 팀 헉슬리 이사는 “선박들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해당 항구에서 정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데도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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