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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참아" 쇼핑객 8만명 북적…맛집엔 '대기번호 480번'

■백화점으로 몰린 보복 소비

백신접종 속도내며 일상복귀 기대

적자나던 여성복 판매 3월 들어 반등

매출회복에 이랜드 사업철수 번복

사람 몰린 음식점선 자리잡기 전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소비 회복"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터져 '보복 소비' 행태가 나타난 가운데 봄 정기 세일이 진행 중인 4일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권욱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푸드코트부터 음식점별로 마련된 좌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자리 잡기 전쟁'을 방불케 했으며 유명 카페와 맛집에는 대기를 위해 연락처를 등록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문을 연 지 1시간 반 만에 성수동 카페로 유명한 '카멜 커피'의 대기 인원은 480명으로 늘어났다. 패션 매장이 들어서 있는 3층에도 봄을 맞아 새 옷을 장만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바버'에는 자켓을 입어보려는 젊은 남성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제화 브랜드 '쿠에른' 매장에서는 사이즈가 없어 예약 주문을 하려는 고객들이 줄지었다. 이날 백화점을 찾은 윤 모(34) 씨는 "주말 나들이 계획이 있어 오랜만에 외출복을 구매했다"며 "백신 접종도 시작하고 생활 방역에 대한 믿음도 생겨 외출 빈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더현대서울에는 평일 3만~4만 명, 주말 7만~8만 명가량이 방문하고 있다.

주말인 4일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권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보복 소비'로 폭발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3월에는 외출복 수요에 패션 매출이 급증하며 백화점 전체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지금까지 보복 소비의 패턴이 명품에만 쏠렸다면 이제는 리빙과 가전은 물론 백화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션으로 번지면서 점차 소비가 전체적으로 살아나는 모양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3월 매출을 살펴보면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패션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의 여성 패션 매출은 지난해보다 67% 증가했고 현대백화점은 85%나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3월 한 달간 여성 패션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81.4% 늘었다. 이는 재택근무 대신 출근하는 회사원들이 늘고 봄 날씨에 나들이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신을 꾸미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코로나19 공포에 대한 면역으로 다시 대면 소비를 즐기려는 심리도 작용했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원마일 웨어(트레이닝복 등)만 팔렸는데 올해는 외출복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 백신 접종 속도가 확산되고 정상 출근 및 개강이 이어지면 실적 상승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출 자제로 꽁꽁 얼어붙었던 패션 업계에 볕이 들자 사업 철수를 철회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코로나19 영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3대 패션 사업부 가운데 여성복 사업부 주요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최근 여성복 매출액이 300% 넘게 급증하자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이랜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패션 의류 소비를 자제한 소비자들이 올해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터뜨리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3대 사업부를 그대로 가져가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주말인 4일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권욱 기자


패션과 함께 보복 소비의 한 축인 명품은 갈수록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올 3월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00.2%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각각 94%, 93.6% 뛰었다. 명품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백화점 매출을 이끌고 있다. 해외여행은커녕 제대로 된 여행 한번 못 간 데 대한 반발 심리가 명품을 비롯해 대형 가전 등 값비싼 물건 소비에 몰린 것이다.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등 이른바 명품 3대장은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 행렬)은 물론 종일 수백 명의 대기가 계속되고 있다. 3월 제주신라호텔에 문을 연 샤넬 팝업 매장은 온라인 예약 오픈 1시간 만에 오는 6월까지 모든 방문 시간대가 매진됐고 현장 대기를 열자 이른바 '제주 원정 오픈런'까지 등장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국내 소비자의 보복 소비 성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5로 코로나19 확산 이래 처음으로 낙관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봄여름 나들이 수요도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3월 제주·부산·강원 등 국내 주요 관광지의 특급 호텔과 리조트의 투숙률은 80~90%로 집계됐다. 4월 예약률도 85% 이상을 넘기면서 나들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하면 소비를 더 하려는 기대 심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백주원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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