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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ESG 경영委 떴다…“소통·반기업 해소 나설 것”

삼성 등 18개그룹 사장단 참여

저탄소 선순환 경제 선도 등

'ESG경영 실천 공동선언' 채택

손경식 경총 회장 위원장 추대

"신뢰받는 경영문화 조성에 전력"

국민연금측과 투자방향 논의도


국내 4대 그룹을 포함한 18개 그룹 사장단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경제 단체들이 결성한 ESG 관련 조직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ESG경영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해 경총 회원사인 삼성전자·기아·SK·㈜LG 등 18개 기업 사장단이 참석했다. 위원회에서 사장단은 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 준수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체계 확립 원칙을 담은 ‘ESG 자율 경영 실천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손 회장을 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손 회장은 회의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일컫는 ESG 이슈가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면서 “위원회를 통해 ESG 자율 경영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 6월 회원국 만장일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 책임 경영 실사 가이던스가 채택되고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기업의 인권·환경 실사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세계 자본시장과 금융 산업을 주도하는 트렌드로 책임 투자 원칙이 정착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에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ESG 검증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G 자율경영 실천” 공동 선언


공동선언에는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선순환 경제를 선도하고 비즈니스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에 참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손 회장은 “ESG 자율 경영 실천을 위한 공동선언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신뢰받는 기업 경영 문화를 조성하도록 전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1차 ESG경영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고위급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ESG 관련 주주 활동 방향과 기업 과제’를 주제로 토의가 이뤄졌다. 국민연금 측은 향후 ESG 투자 및 평가 방향과 관련해 △ESG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특정 산업·기업을 투자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선별(Screening) 도입 △기후변화와 산업재해를 환경·사회 중점 관리 사안에 추가 지정 △책임 투자 보고서 제출 의무화 대상 확대 △ESG 평가 체계 확대 등을 제시했다.

손경식(앞줄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및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이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18대 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사장단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경총




“이재용 부회장 사면 공식 건의키로”


회의에서 사장단들은 국민연금 측에 ESG 평가 기준에 대해 주로 질문을 던졌다고 경총 측은 전했다. 경총이 국민연금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만 176조 7,000억 원(2020년 말 기준)을 투자하며 전체 시가총액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54회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3,397건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고 이 중 약 16%인 535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경총은 앞으로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ESG경영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ESG위원회의 구체적인 과제는 각사 ESG 전담 부서장이 참여하는 분기별 실무위원회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위한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면 건의에 함께하는) 다섯 단체 도장을 다 찍어야 한다.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손 회장 주도로 경총을 포함한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정부 측에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총이 대표로 사면 건의서를 작성하고 나머지 단체들이 건의서를 회람했다.

“고무줄 ESG 평가...기업들 난감”


한편, 기업들의 ESG 경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ESG 활동 평가가 ‘고무줄 잣대’로 들쭉날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에 대한 주요 ESG 평가 기관의 등급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업이더라도 평가 기관에 따라 등급 차이가 최대 5단계(총 7등급 기준)까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경련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와 레피니티브(옛 톰슨로이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세 곳의 평가 등급을 비교했다. 각 기관의 평가 등급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전경련은 레피니티브와 KCGS의 등급 체계를 총 7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는 MSCI 기준으로 맞췄다. 전경련은 “3개 기관이 모두 등급을 제공하는 55개 기업의 평균 등급 격차가 1.4단계였다”며 “3단계 이상 차이 나는 기업이 전체의 40%였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형대자동차는 MSCI의 ESG 평가 B등급 기업이다. MSCI는 총 7개 등급으로 구분해 ESG 평가 등급을 매기는데 현대차는 이 가운데 가장 낮은 CCC등급 바로 위의 등급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는 금융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 기준으로는 74점이다. 이를 MSCI의 7개 등급으로 환산하면 현대차는 최상인 AAA등급 바로 아래인 AA등급에 해당한다. 현대차를 놓고 두 기관 간 ESG 등급이 4단계(B~AAA)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전경련은 이 같은 등급 격차의 배경으로 기관마다 평가 항목과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예컨대 환경(E) 분야에서 MSCI의 평가 항목은 기후변화, 천연자원, 오염 폐기물, 환경적 기회인 반면 KCGS는 환경 전략, 환경 조직, 환경 경영, 환경 성과, 이해관계자 대응으로 항목이 구성됐다. 레피니티브는 자원 사용·배출, 제품 혁신으로 또 달랐다. 사회(S)와 지배구조(G) 항목도 마찬가지였다.

전경련은 이처럼 기관별 평가가 서로 다른 만큼 ESG 경영을 하는 이유를 내부적으로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SG 경영이 투자 유치인지, 연기금 대응인지 명확히 하고 그에 맞춰 평가 기관을 타기팅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재형 전경련 ESG태스크포스(TF) 팀장은 “기업들이 ESG를 막연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출(CSV) 활동과 혼동해서는 곤란하다”며 “지속 가능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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