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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2.0] “지우개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죠”

동작도서관이 마련한

백지희 강사의 ‘손으로 생각하기’

서울 영등포고 학생들 대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사물 표현하는 시간 가져

백지희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강사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고등학교에서 열린 ‘손으로 생각하기’ 강좌에서 목탄과 지우개를 이용해 자화상을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했던 6일 오후. 백지희 화가 겸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강사의 ‘손으로 생각하기’ 첫 강의가 열린 서울 영등포고등학교 미술실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1~3학년 학생 20여명이 모인 미술실로 들어선 백 강사는 “미술로 놀아보자”며 두 명씩 서로 등을 대고 앉게 했다. 그는 등을 맞댄 두 명 중 한 사람에게만 안대를 씌운 뒤 와인오프너, 조리도구 등 준비한 물건을 나눠줬다. 안대를 쓴 사람이 촉각에만 의지해 물건을 설명하면 상대방은 들은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 하는 것이다. 잠시 후 백 강사는 안대를 벗고 등을 돌려 서로의 물건과 그림을 비교하게 했다. 물건과 그림을 확인한 학생들은 “이거였어? 전혀 비슷하지 않게 그렸어”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백 강사는 “촉각으로만 사물을 인지하고 그린 그림이 제한된 정보 때문에 불완전 할 수밖에 없듯이 눈으로만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도 오류가 발생 한다”며 착시효과를 이용한 설치미술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백 강사는 이어 학생들에게 종이 전체를 목탄으로 검게 칠하게 한 후 지우개를 이용해 자화상을 그리도록 했다. 학생들은 지우개로 검은 목탄 부분을 지우며 자신의 얼굴 윤곽을 만들어갔다.

자화상 그리기를 마친 후 백 강사는 “지우개는 지우는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지우개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며 “문제의 답은 여러 개가 될 수 있다”며 발상의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작도서관이 마련한 백 강사의 ‘손으로 생각하기’ 강의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 강의 등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백 강사의 ‘손으로 생각하기’ 강좌는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주제로 영등포고에서 5월 말까지 두 차례 더 이어질 예정이다.

수업에 참여한 영등포고 3학년 오세효 군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수업이었다”며 “표현 방식과 범위를 넓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공지연 영등포고 미술 교사는 “학생들이 미술을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다양한 예술관련 인문학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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