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매우 중요한 기술입니다. 정부의 투자로 한국은 수소경제에서 선구자 지위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셉 스티글리츠(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1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이제 40년 전 반도체에 대해 그랬듯이 수소경제에 베팅(taking a bet)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경제학자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부터 우리 정부에 경제 정책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조언을 해온 인연이 있다. 그는 다음 달 9~10일 이틀간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략:초격차 수소경제에 길이 있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포럼 2021’의 특별강연자로 나선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도시 등에 투자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를 40년 전 반도체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에 비유했다. 그는 “한국은 60년 전 상대적으로 뒤처진 나라에서 현재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국 중 하나이자 기술 선도국 지위에 올라섰다”며 “이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산업 정책을 통해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한국은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당시 정부가 ‘반도체는 중요하다’는 쪽에 걸었듯이 이제는 미래 기술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가능성도 높게 봤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수소산업의 최전선에 서기 위한 정부의 투자는 고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며 “R&D 지원의 본질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지만, 적어도 투자하지 않는다면 선두에 설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독려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수소경제를 향한 한국의 발걸음이 전 세계의 수소경제 투자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만약 수소기술이 입증되면 전 세계가 R&D 투자 행렬에 동참할 것임이 분명하다”며 “이것이 바로 한국의 수소기술 육성 전략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중요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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