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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몽’이라는 허상





조양준 국제부 기자

“알리바바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중국 금융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한 인터넷 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핀테크 성공 사례’로 참석한 중국 최대 정보통신(IT) 기업 알리바바 관계자의 이런 ‘자랑’을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의 말처럼 ‘국가를 혁신한다’는 자부심은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유공자 100인 표창을 받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었다. 호명 순서도 100명 중 다섯 번째, 기업인 가운데에선 첫 번째였다.

그러나 불과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한때 ‘혁신 파트너’였던 정부는 당국을 비판한 마윈의 말 한 마디를 구실 삼아 그를 마치 ‘정적’처럼 탄압하고 있다. 자회사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됐고, 마윈은 자신이 직접 세운 후판대 총장에서 쫓기듯 물러났다. 이런 일들은 알리바바에 덧씌워진 반독점 혐의와는 무관하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텐센트·메이퇀 같은 IT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줄줄이 불러 ‘불법을 저질렀다면 알아서 자백하라’며 다그쳤다. 겁에 질린 CEO들은 서둘러 ‘충성 맹세’를 했고, 몇몇은 아예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만약 중국에 언로가 막혀 있지 않다면 이 같은 혼쭐내기식 기업 제재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 수 있을까. 조용하기만 하다.

미 하원 의장 출신 뉴트 깅리치는 중국이 강력한 중앙 집권 형태인 ‘레닌주의식 전체주의’화됐다고 꼬집었다. 알리바바 사태는 체제를 거스르면 혁신 기업도 온전히 생존하기 힘든 전체주의 국가 중국의 속살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IT 기업 탄압은 중국이 얼마나 허약한 민주주의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웅변한다는 생각이다. 과연 ‘중국이 세계를 리드할 만한 국가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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