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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아트레터]요즘 뉴욕경매서 잘 팔리는 그림들

(3)5월의 크리스티·소더비 경매

바스키아 작품 19년만에 100배

흑인,여성작가 재평가 추세

프리즈뉴욕과 경매 '공통선호' 분명

장 미셸 바스키아의 '인 디스 케이스(In This Case)'가 5월 11일 열린 크리스티 뉴욕 이브닝세일에서 약 1,047억원(9,310만달러)에 낙찰됐다. 바스키아 작품 중 두번째로 높은 낙찰가이며, 지난 2002년 11억원에 팔린 바스키아의 작품이 19년 만에 100배 가까이 값이 올랐음을 확인시킨 사례다.




뉴욕에서는 봄과 가을이 미술 시장의 ‘메인 시즌’이다. 5월 둘째 주, 세계 최대의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메인 이브닝세일이 뉴욕에서 열렸다. ‘이브닝세일’은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등 인상파 시기 작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된 20세기 미술과 현대 미술 작가들의 21세기 미술로 나뉘어 열린다. 미술경매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지만 민첩하게 온라인 세일과 가상 경매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번 ‘이브닝세일’도 뉴욕에서 진행됐으나 동시에 온라인으로 런던·홍콩과도 연결돼 다양한 지역의 컬렉터들이 경매에 참여할 수 있었다.

먼저 5월 11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티가 ‘21세기미술 이브닝세일’로 포문을 열었다. 주요 출품작으로 소개된 장 미셸 바스키아의 'In This Case'(1983)이 약 1,047억원(9,31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 2017년 약 1,243억원(1억1,050만달러)에 팔린 ‘무제’에 이어 경매에서 거래된 바스키아 작품 중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다. 특히 이번 낙찰작은 지난 2002년 11월 경매에서 99만9,500만달러(약 11억원)에 팔렸던 것이 19년 만에 거의 100배나 오른 셈이라 바스키아의 위상 변화를 체감하게 했다.

래쉬드 존슨의 작품은 추정가 20만~30만 달러에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나와 경합 끝에 195만달러에 낙찰됐다.


흥미롭게도 이번 크리스티의 21세기미술 이브닝세일에서는 39점의 출품작 중 30%가 흑인 작가들의 것이었다. 미국 내 주요 박물관 및 갤러리에서 꾸준히 전시하고 있는 마크 브래드포드, 래쉬드 존슨, 케리 제임스 마셸, 헨리 테일러, 니나 샤넬 애브니, 조든 카스텔, 그리고 원로작가 엘 아나추이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의 전속작가인 래쉬드 존슨의 작품은 예상가 20만 달러보다 10배 높은 200만 달러에 낙찰됐고, 지난해 뉴뮤지엄에서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친 30대 초반의 작가 조단 카스틸의 작품도 예상가 35만 달러의 2배인 7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번 5월 메인 시즌 ‘프리즈 뉴욕’에서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소개한 다나 슈츠의 작품은 예상가 4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300만 달러에 낙찰됐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앤디 워홀, 리처드 프린스,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 같은 백인 남성작가들이 주도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번 경매를 통해 그간 미술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흑인과 여성작가 작품들이 재평가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소더비는 ‘현대미술’과 ‘인상파 및 모던아트’의 이브닝 세일을 연달아 진행했다. 바스키아가 종교 제단화의 형식을 빌려와 제작한 'Versus Medici'(1982)가 약 557억원(5,000만 달러)에 팔렸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것과 유사해 관심을 끈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못’은 홍콩과 뉴욕의 입찰자들의 치열한 경합을 벌여 뉴욕 컬렉터가 약 800억원(7,040만 달러)에 낙찰 받았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누드 인물화도 홍콩의 입찰자 5명의 경합 속에 예상가 100만 달러의 4배 이상인 425만 달러에 팔렸다.



지난 5 12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약 800억원에 낙찰된 모네의 ‘수련연못’/사진=소더비


5월 13일에 열린 크리스티의 ‘20세기 미술’ 이브닝세일에서는 피카소의 ‘창가에 앉아 있는 여자’(1932)가 20분이나 이어진 경합 끝에 약 1,168억원(1억340만달러)에 낙찰돼 이날 최고가 기록을 썼다. 모네를 비롯해 피에트 몬드리안,마크 로스코 등의 거장의 명화 50여 점이 출품된 이날 하룻밤에만 약 5,350억원(4억8,000만 달러)가 거래됐다.

‘이브닝세일’ 사이사이에 ‘데이세일’도 진행됐다. 데일세일은 이브닝세일보다 상대적으로 작품 가격대가 낮고 드로잉·프린트·조각·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선보인다. ‘프리즈 뉴욕’에 출품된 작품들 상당수를 ‘데이세일’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지 콘도, 헤르난 바스, 매튜 왕이 대표적이다. 리만머핀 갤러리가 프리즈 뉴욕에 소개했던 헤르난 바스의 작품이 소더비 데이세일에 나와 예상가 9,000달러의 10배가 넘는 9만5,000달러에 거래됐다. 블루칩 작가들에 대한 컬렉터의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필자 엄태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아트비즈니스 석사를 마친 후 경매회사 크리스티 뉴욕에서 근무했다. 현지 갤러리에서 미술 현장을 경험하며 뉴욕이 터전이 되었기에 여전히 그곳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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