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마블 영화로 환경 심각성 느껴…중금속 검출 키트 만들었죠"[서울포럼2021]

◆초격차 수소경제에 길이 있다

☞유스포럼 : 열정으로 달궈진 과학 꿈나무 경연

수소에너지 저장 시스템·1,000弗 수준 분광기 등

실생활 밀접 소재로 연구발표에 온·오프라인서 열기

"전문적 영역 다루며 자신의 철학·스토리까지 담아"





한국의 미래 과학기술을 책임질 10대 꿈나무들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 1년간 자신이 연구한 과학 주제와 실험 과정, 연구 결과 및 시사점을 조리 있게 차근차근 설명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등학생이 연구했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의 주제를 발표해 전문가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9일 ‘서울포럼 2021’의 부대 행사로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 워커홀에서 열린 ‘유스포럼: 과학의 미래를 말하다’는 한국 과학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미래 글로벌 과학 리더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최근 뜨거운 이슈인 수소에너지부터 ASMR 등 실생활에 밀접한 소재를 기반으로 한 실험과 연구를 열정적으로 소개하며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발표는 유튜브로도 송출돼 온라인에서도 열기가 뜨거웠다. 포럼은 8팀, 13명의 참가자들이 7분간 자신의 연구 내용에 대해 발표한 뒤 3분간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허지혜 서울국제학교 학생은 이번 서울포럼의 주제이기도 한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소개했다. 허 양은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지만 저장 방식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점에서 착안해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소 저장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양이 만든 수소 저장 장치는 엔트로피 합금의 틈 사이로 수소가 안전하게 흡수되는 방식이다. 성능 자체도 보통의 수소 저장 장치 수준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루미놀을 이용한 중금속 검출 키트 제작에 관해 발표한 인천진산과학고 소속 황예현·김세련·김민정 학생은 “마블 영화를 보면서 폐수를 통한 중금속 배출 문제가 심각함을 느끼게 됐다”며 연구를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루미놀이 특정 금속의 농도에 따라 각각 다른 색깔을 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루미놀 키트를 활용하면 개발도상국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폐수에서 중금속을 검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과학고의 박세종·박위철·이윤서 학생은 기존 전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분광기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았다. 분광기는 천체를 관찰할 때 발생하는 원소별 입자선의 에너지를 스펙트럼으로 계측하는 장치다. 이들은 회절 격자로 분광기를 제조하고 스펙트럼을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개발했다. 분광기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부품으로 기존 2만 1,000달러 이상의 제품을 1,000달러 수준에서 쉽게 만들었다.

‘인터넷이 없는 산업 현장에서 NOAA 극궤도위성을 이용한 기상 예측 시스템’을 주제로 무대에 오른 우하진 경북과학고 학생은 직접 구리 등으로 만든 안테나를 활용해 날씨를 예측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우 군은 “지난 2009~2018년 국내에서 자연재해로 발생한 피해액이 3조 6,000억 원으로 정확한 날씨 예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실험에 착수하게 됐다”며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는 NOAA 위성 신호를 직접 만든 안테나를 통해 수신받아 날씨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우 군에 따르면 안테나로 받은 풍속, 풍향, 구름 위치 정보 등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편서풍 변수 등을 고려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우 군은 “기상청 날씨 예보와 비교해보니 30~40% 수준의 오차가 발생해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오산시 세마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서연·김주은 학생은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위한 최적의 ASMR 연구 성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함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주면 스트레스가 줄어들지 궁금해 연구를 시작했다”며 “연필 소리, 시계 초침 소리, 발걸음 소리 등을 통해 심신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리 영역대를 확인했고 이를 ‘세마의 소리’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실용과학뿐 아니라 순수수학 분야에서 스스로 공식을 증명한 학생도 나왔다. 장건흥 충북과학고 학생은 ‘부분분수와 코드 설계를 활용한 4차원 탐험 확장’이라는 주제로 직접 자신이 가설로 내세운 수학 공식을 청중 앞에서 소개했다.

심사는 이날 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김재민 이젠파트너스 대표와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전문가 4명이 맡았다. 발표 방식의 참신성(20점), 내용의 적절성(20점), 내용 전달의 정확성(30점), 발표력 및 흡입력(30점) 등의 기준에 따라 3팀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대상은 인천진산과학고 소속 황예현·김세련·김민정 양이 거머쥐었다. 최우수상은 경북과학고 소속 박세종 군이, 우수상은 서울국제학교 소속 허지혜 양이 차지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 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50만 원,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3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심사 위원들은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 발표한 것에 놀랐지만 실험의 결과와 의미뿐만 아니라 자신의 철학, 스토리까지 발표에 녹아 있어 훌륭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