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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태풍·한파·대형화재·도시침수…기후변화의 끝은 어디?

◆기후변화에 신음하는 세계

온실가스 급증·산업혁명 이후 1도 이상 상승

강한 폭염·폭우 등 지구촌 이상기후 빈번해져

열받은 지구…1~2도 더 오르면 생물 절반 멸종

세계 2050 탄소중립 이뤄도 기온상승 못 막아

미·중 등 각국 온실가스 배출 과감히 줄여야

열받은 지구를 불에 타는 것처럼 형상화한 모습.




요즘 참 덥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심한 폭염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이나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늘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에 관해 알아본다.

-먼저 요즘 지구촌에서 이상기후가 빈번한데.

△올해 우리나가 열돔(Heat Dome·고기압이 정체하며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둠) 현상으로 인한 폭염 사태가 우려된다. 최근 북미 서부의 폭염과 유럽 서부와 중국 서부의 폭우가 단적인 예다. 지난해 미국 서부, 남미 아마존, 호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심지어 시베리아까지 대형산불이 끊이지 않았고, 올초에도 미국에서 기록적인 한파에 시달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이런 자연재해나 기후변화는 옛날부터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지 않나.

△그런 지적도 있다. 기후를 결정하는 요인은 태양과의 거리,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등 10여가지로 온실가스 농도도 그 중 하나라는 얘기다. 실제 1970년에 아주 추운 때가 있었고 심지어 빙하기 도래설도 나왔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에 지구 온난화설로 바뀌었다. 분명한 것은 인류의 온실가스 가스 사용이 늘면서 지구를 둘러싼 온실 속에 더 많이 햇빛을 가두게 돼 지구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가 자연적으로 더워지는 게 아니라 인류의 온실가스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 아닌가.

△맞다. 그 결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며 적도와 극지방의 온도차가 줄어들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9,000~1만m 상공의 강한 공기흐름으로 지구의 대기를 섞어주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도 약화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폭우·가뭄·혹한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얘기다.

-제트기류 얘기를 하니 미국 왕복할 때 비행시간이 다른 것이 떠오른다.

△인천에서 LA를 갈 때는 10시간 35분가량, LA에서 인천으로 되돌아올 때는 13시간 10분가량 걸려 2시간반가량 차이가 난다. 이는 태평양 북반구 지역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제트 기류의 영향 때문이다. 갈 때는 비행기가 제트 기류를 타고 가고 올 때는 제트 기류를 피해 북극항로로 돌아서 오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구촌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힘든 상황에서 기후위기라는 더 큰 적을 맞아 신음하는 형국인데.

△그렇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도 근원을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어떤 감염병 사태가 주기적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다시 폭염 얘기로 돌아가서 폭염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정도로 무서운 자연재해인데.

△세계 35개 기관으로 구성된 ‘랜싯 카운트다운’의 지난해 말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8년 연평균 폭염으로 숨진 65세 이상은 2000~2004년에 비해 54%나 급증했다. 2018년의 경우 65세 이상 중 30만명 가까이 폭염으로 숨졌다.

열받은 지구를 형상화한 모습에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의 데스밸리 온도계와 네덜란드 침수피해를 합성한 장면.


-문제는 앞으로 폭염이 더 강해지고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인데.

△맞다. 미국, 유럽, 한국 등이 2050년,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배출과 저감 수치를 맞춰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나 앞으로 수십 년간 기온상승을 막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심한 폭염이 오고 이후 강력한 태풍이 올텐데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보다 덥고 비오고 춥고 하는 자연현상이 더 심해지고 강도가 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사실 이제는 봄, 가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나. 나중에는 사계절이 아니라 범여름과 범겨울로 나눠지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최근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 초안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대규모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IPCC는 지구 평균 온도가 지금보다 0.4도(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경우 인류의 14%가 5년마다 최소 한 번씩 극심한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봤다. 그 피해는 중국 중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 초안은 현재 비공개 상태로 내년 2월께 공개된다.

-지구 평균 온도가 앞으로 0.4도, 그러니까 산업화 이전보다 1.5도가 오르면 큰 문제가 되는 것인데 언제쯤으로 예상되나.

△앞서 IPCC는 오는 2030~2052년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2018년 보고서에서 예측했다.

-현재도 북미 서부에서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지 않나.

△북미(미국·캐나다) 서부지역은 지난달 중순부터 ‘100년만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고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인해 수백~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지난 2003년 서유럽 폭염 사태 때는 5만 명 이상이 숨졌다. 당시 심혈관 질환 환자의 사망률은 다른 시기에 비해 30%나 급증했다. 2015년 인도, 파키스탄에서는 폭염으로 4,000명 이상이 숨졌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최근 대형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출처=브리티시컬럼비아주 산불 소방본부


-폭염이 계속되면 여러 병증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죠.

△폭염이 심해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열사병, 탈수증은 물론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호흡기질환, 경련, 뇌졸중 등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게 된다.

-기후변화는 지금 폭우도 몰고오는데.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습기가 7%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중부 황허강 아래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에서 물폭탄이 떨어져 지하철 승객 등 30여명이 숨졌으며 20여만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지난 13~14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등에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발생한 사망자도 수백여명에 달한다.

-심지어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000년만의 폭우”라고 표현했던데.

△이렇게 된데는 급격한 기온상승과 관련이 있다. 독일의 경우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후 2도나 급등했고, 중국의 온도 상승세도 무섭다. 이러니 슈퍼컴퓨터조차 독일 등 유럽 대홍수, 북미 서부 폭염을 예측하지 못하는 지경에 처했다.

-이상 기후는 동식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

△IPCC 보고서 초안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3도 높아진다면 육상과 바다 생물종의 최대 54%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봤다.

-기후변화는 사회,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경제 측면에서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폭등한다면 세계 GDP(국내총생산)가 10~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나 코로나 팬데믹이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기후변화도 온실가스를 적게 내뿜는 저개발국들이 피해를 더 보는 경향이 있지만 선진국이든 저개발국이든 기후변화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현재 세계 인구 40%가 바닷가에서 100km 안쪽에 사는데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물에 잠기게 되는 것은 똑같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의 희생국가인 몰디브의 경우 해수면이 1m만 상승해도 사라지고 1만7,500여개의 섬이 있는 인도네시아는 80여년 뒤에는 대부분 해안도시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 런던, 도쿄의 침수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게 되지 않나.

△그렇다. 우리나라는 온도 상승이 지구 평균보다 2배가량이나 되는데 오는 2030년에는 국토의 5%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수도권에서 피해가 커질 것이다. 요즘 폭염도 문제지만 머잖아 태풍 피해도 커질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물이 팽창하며 부피가 커져 해수면 높이는 빙하가 녹는 양보다 높아진다. 바다가 더워지며 온실가스의 주범 중 하나인 수증기가 바다에서 많이 생기면서 사나운 태풍이 발생한다.

-북극이나 시베리아에서도 기후변화 징후가 뚜렷해 위기감을 더하고 있는데.

△마지막 해빙권(Last Ice Area)으로 불리는 그린란드 북부 반델해의 해빙이 지난해 여름 배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녹은 게 단적인 예다. 시베리아 숲이나 알래스카에서는 대형화재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번개가 거의 안치던 북극에서 최근 대류열이 증가하며 번개 현상이 잦아진 것도 심상치 않다.

빙하가 녹고 있는 북극에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북극곰의 모습.


-얼음과 눈으로 덮인 지구의 빙하권(cryosphere·氷河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 란저우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지구의 ‘빙하권’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79~2016년 연평균 8만7,000㎢씩 감소했다. 태양 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추는 빙하권이 매년 우리나라 면적의 90% 가깝게 사라졌다. 빙하권 감소는 북반구에서 진행되고 남반구에서는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 온갖 바이러스가 잠들어 있다. 티베트 고원 빙하에서 1만5,000년된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시베리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는 빙하에 10만년까지 동면할 수 있다고 한다. 동토층이 녹으면 오랫동안 얼음에 갇혀 있던 탄소와 메탄 가스 등 온실가스를 대거 방출하는 문제도 있다.

-알프스에서도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스위스 수생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알프스의 빙하가 녹으면서 최근 10년간 스위스 내 호수가 약 180개 증가했다. 소빙하기인 1850년부터 따지면 2016년까지 스위스 알프스에서 약 1,200개의 호수가 만들어졌다. 기후변화로 알프스에 호수 형성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1880년대 산업화 시작 이전에는 1,000년 동안 온도 1도가 올랐는데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1도 이상 상승했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어마어마하게 태운 결과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상승으로 묶어두자고 약속했으나 여전히 많은 화석연료를 태우고 있다.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2050년 탄소중립을 반드시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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