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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生 2막] 이재훈 변호사 "수사 A부터 Z까지 다뤄본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죠"

■이재훈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경찰팀장

수사 전문가 목표로 사법시험 패스

산업기술유출·국제적 형사사건 등

경찰 30년 노하우 살려 새 도전

"진술 왜곡되면 바로잡기 쉽지 않아

사실 입각한 수사 진행되도록 조력"

[법생2막] 세종 이재훈 변호사 인터뷰./권욱 기자 2021.07.16




“수사전문가가 되려면 우선 법부터 꿰뚫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재훈(53·사법연수원 36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경찰 재직 중 사법시험에 도전하게 된 배경으로 ‘수사 전문성’을 꼽았다. 전문적 법률 지식을 갖추는 게 ‘수사통’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게 그가 초임 경찰관 시절부터 가진 생각이다. 하지만 목표를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경찰 업무와 고시 공부를 병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 “법학 박사에 도전할까도 고민했으나, 실무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사법연수원이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만 현실상 사시 도전이라는 목표를 마음 속으로만 담아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뜻 밖의 기회가 찾아온 건 그가 경찰 임용 10년차에 이를 때였다. 간부 후보생들을 교육하는 경찰종합학교(현 경찰인재개발원) 수사학과 교수로 발령받으며 초임 경찰관 시절 꿈을 현실로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 변호사는 “일선 경찰서에 있는 동안엔 사시를 준비할 엄두를 못 냈는데, 수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게 됐다"며 “학교에서 가르치는 분야와 사시 1차 시험의 내용이 겹치기도 해서 내친김에 고시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교수로 재직하던 4년 동안 시험을 준비해 결국 지난 200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그에게는 여러 길이 열려있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경찰 수사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는 일념으로 경찰 본연의 임무에 매진했다.

[법생2막] 세종 이재훈 변호사 인터뷰./권욱 기자 2021.07.16


일에 대한 열정과 전문적 법률지식의 결합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하위 규정 개정 논의에 경찰 측 대표로 참석한 게 대표적 사례다. 당시는 2011년 동두천 미군 우리 여성 성폭행 사건과 2013년 용산 미군 이태원 BB탄 난동 사건 등으로 SOFA 규정에 대한 개정 요구가 거셌던 시기였다. 그는 당시 경찰 수사에서 불거지는 불평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해 우리나라에 유리한 개정을 이끄는데 일조했다.

이 변호사는 “2012년,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하위규정이 개정됐는데, 개정 협상과정이 상당히 길고 어려웠다”면서도 “우리나라 형사소송법과 미군 형사소송법 체계를 철저히 숙지해 협상 과정에서 미군 측 논거를 많이 무너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직에 있으면서 두각을 나타낸 수사 분야는 산업기술유출수사와 국제범죄수사였다. 2008년 경찰청 외사국 외사수사계장으로 근무하면서 관련 사건들을 두루 맡으면서 역량을 쌓았다. 2010년도에는 전국 주요 지방경찰청 영업비밀 유출사건을 전담하는 산업기술유출수사대 출범에 앞장서 내부(수사관들) 교육까지 담당하는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 방지에 기여하기도 했다. 2017년 전자제품 박람회에 전시된 한국 대기업 TV 시제품 유출 사건을 싱가포르 경찰과 공조해 해결한 것도 당시 주싱가포르 경찰영사로 있던 이 변호사였다.

자타 공인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이 변호사는 올해 30년 공직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법무법인 세종 경찰팀으로 자리를 옮겨 변호사로서 인생 제2막을 연 것이다. 그가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목하는 건 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변호사 역할이다. 이 변호사는 “경찰수사 단계에서 잘못된 진술이나 대처로 사건이 왜곡되게 진행된다면 나중에 바로잡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경찰단계 변호사는 의뢰인의 입장이 사건 초기부터 제대로 반영돼 사실관계에 입각한 수사가 충실히 진행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로서 본인이 지닌 강점에 대해서는 ‘수사의 A부터 Z까지 다뤄본 풍부한 경험’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 변호사는 “재직 중 실제 수사 실무에서 지휘까지 직접 해봤기 때문에 사건을 접할 때, 수사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이며, 수사관의 입장에서 범죄를 입증하는데 무엇이 핵심이고, 무죄를 주장하는데 무엇이 핵심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건의 주요 증거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경찰 수사 영역도 국제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인터폴 공조뿐 아니라, 구글과 같은 글로벌IT기업과의 공조까지 담당했던 경험과 노하우가 앞으로 국제적 형사사건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봉사도 했지만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변호사도 경찰과 마찬가지로 법을 통해 정의를 세우는 것인 만큼, 인권을 지키고 사회에 봉사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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