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시장점유율 30%를 처음으로 넘겼다. 지난해부터 미래에셋운용이 잇따라 내놓은 전기차·반도체 등 국내외 성장 테마 ETF에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KODEX 브랜드로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절대 강자 지위를 공고하게 지켜온 삼성자산운용을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전체 ETF 순자산은 61조 5,041억 원이며 이 중 TIGER ETF는 18조 4,704억 원으로 시장점유율 30.03%를 기록했다. KODEX ETF를 제외하고 시장점유율 3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래에셋이 테마 ETF 히트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 등 올해 미래에셋이 신규 상장한 8개 종목의 순자산 합이 1조 원 넘었다. 특히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솔랙티브) ETF’는 올해 개인투자들이 약 7,40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며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ETF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ETF 시장이 지난 6월 말 기준 60조 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2002년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후 지속적인 상품 출시로 시장을 선점했다. 특히 지수형뿐 아니라 레버리지와 곱버스(주가 하락 시 2배의 이익을 내는 상품) 등 인기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50%를 공고히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미래에셋이 ‘BBIG(배터리·반도체·인터넷·게임)’ 등 테마형에 주력하고 투자자들이 펀드보다는 직접 ETF를 통해 이 같은 테마에 투자하면서 TIGER ETF도 질주하고 있다. 특히 계열 운용사인 글로벌X의 인기 해외 상품들을 국내에 상장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미래에셋 TIGER의 점유율은 2016년이후 지난해 말까지 20% 초중반대에서 정체돼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25.3%에서 올해 7개월 만에 단숨에 5%포인트가량 뛰었다. 단기간 내 점유율이 증가한 것은 ETF 시장 특성상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점유율이 지난해 말 51.98%였으나 올 5월 말 50%가 무너졌다.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하며 연초 대비 5.72%포인트나 점유율이 빠졌다.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이 중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테마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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