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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할인 혹했다 훅간다...온라인 먹튀 기승

명품 싸게 사려는 MZ세대 겨냥

온라인 가짜상품권 판매 사기 급증

유사투자자문 피해도 해마다 늘어

구제신청 20대 59%·30대 17%↑





평소 중고 거래를 애용하던 20대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권을 8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봤다. 마침 백화점에서 고가의 신발을 구매하려던 A 씨는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160만 원을 송금하고 상품권 20장을 카카오톡으로 전송받았다. 부푼 마음을 안고 백화점 매장에 들른 A 씨는 상품권으로 결제하려는 순간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그가 받은 상품권이 ‘가짜 상품권’이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플렉스’와 ‘짠테크’로 대표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소비 습관을 겨냥한 온라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모바일 상품권이나 기프트콘 사기 관련 상담과 피해 구제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청년 실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거래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가 사기 범죄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모바일·온라인 상품권과 기프티콘 등 신유형 상품권과 관련된 소비자 상담 건수는 지난 2019년 1,916건에서 지난해 2,307건으로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올해 7월 누적 기준으로도 이미 1,527건을 기록해 연간 3,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 구제 건수 역시 2019년 174건에서 지난해 232건으로 33% 증가한 데 이어 올해 7월 현재 236건으로 7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구제 건수를 넘어섰다.



온라인 상품권 관련 사기 피해가 급증한 것은 온라인 거래에 가장 적극적인 2030세대의 소비 습관과도 맞닿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청년 실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소비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각종 할인 마케팅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관련 범죄에 대한 경계심도 낮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Z세대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고가의 명품에 거침없이 지갑을 열지만 소소한 지출의 경우 각종 할인이나 적립을 위한 포인트와 쿠폰 활용에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 주식투자에 빠진 30대 직장인 B 씨는 카드 실적이라도 채우기 위해 온라인쇼핑몰에서 금융 상품권이나 주식 쿠폰을 사서 주식을 구매하고 있다. 대학생 C 씨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상품권을 10~20% 할인된 가격에 미리 구매해뒀다가 필요한 물건이 생길 경우 상품권으로 결제해 돈을 아끼고 있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머지포인트’ 역시 액면가보다 20%가량 저렴하게 구매한 뒤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이유로 젊은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주식투자 열풍과 맞물려 2030세대의 유사투자자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원이 집계한 지난해 유사투자자문 피해 구제 신청 증가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58.9%로 가장 높았고 30대(17.3%)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40대(2.8%)와 50대(0.6%)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노동으로 얻은 소득을 저축해 돈을 모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한 번의 ‘클릭’으로 쉽게 돈을 벌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한 당국의 발 빠른 대처도 요구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보이스피싱 못지않게 피해 규모가 크지만 사법 당국은 ‘개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미온적 대응을 보이고 있다”며 “사기 수법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전자 지급수단 발행 선불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점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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