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내 증시를 뒤흔들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3,130선을 회복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행을 시사하며 긴축과 관련환 불확실성을 줄인 가운데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국내 시장이 추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1일에 발표되고 미국 실업률과 고용률도 한국 시간으로 3일 밤에 나올 예정이어서 이번주 증시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73.39포인트(2.40%) 오른 3,133.90에 거래를 마쳤다. 8월 둘째주(16일~20일) 외국인이 1조 2,066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자 지수는 3,060.51까지 내려앉았지만 지난주 외국인 매도 규모가 4,472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받으며 상승폭은 제한됐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종전 0.5%에서 0.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가계 대출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권 시장에선 한국의 기준금리가 오는 11월 한 차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증시에 좋은 재료가 아니긴 하지만 시장을 오랫동안 압박할 재료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주가수익비율(PER) 하락 요인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아 기업 실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며 “이번 금리 인상에도 실질금리는 매우 낮아 내년까지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려도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7일 열린 미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조기 긴축에 대해 선을 그으며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완화된 것 역시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 후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미 증시는 다우존스30평균지수가 전일 대비 0.69% 오른 3만 5,45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0.88%, 1.23% 상승한 4,509.37, 5,129.50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당분간 3,000~3,3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슈,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만 제대로 된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반도체 업종 중심의 급락세, 원·달러 환율의 급등, 외국인 대량 매도 등이 만들어낸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다소 과도할 정도의 쏠림현상이 전개된 상태이긴 하지만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코스피가 박스권 등락에서 벗어나 중장기 상승 추세를 재개하기 위해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2022년 실적 기대감 재유입,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라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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