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전기 불꽃 ‘아크’와 와이어를 활용한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하고 가공이 어려운 티타늄 부품 공정에 대한 최적화도 이뤄냈다. 강철만큼 강하지만 무게는 절반 수준인 티타늄은 녹슬지 않고 열을 잘 견디는 특성이 있어 우주 항공, 에너지, 플랜트, 국방 산업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의 감동혁 접합적층연구부문 박사 연구팀은 대표적인 난삭(難削)재로 꼽히고 고온에서 산화돼 용접도 곤란한 티타늄을 3D프린팅으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계에서 최근 금속 3D프린팅을 활용한 가공 방식이 떠오르고 있지만 분말 소재와 열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당 900g 정도밖에 적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감 박사 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레이저 대신 아크를 열원으로 사용하고 분말 소재를 와이어로 대체한 차세대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아크 열원은 레이저 장비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고 대형 부품 제작에도 유리하다. 와이어를 녹여 적층함으로써 소재 가격이 80%가량 저렴하고 재료의 낭비도 65% 줄일 수 있으며 적층 속도도 5배가량 향상된다. 다만 티타늄의 경우 열전자를 방출하는 특성이 있어 적층 품질 저하와 시스템 자동화의 어려움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크기와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교류 전원 기반의 단락 이행 기술과 헬륨가스 환경 조성 공정을 독자 개발해 이 문제를 풀었다. 이를 통해 튀는 현상 없이 깨끗하고 균일하게 쌓는 것이 가능해지고 불안정한 플라즈마도 생성되지 않아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된다.
연구팀은 복잡한 모양의 제품을 정밀하게 제작하기 어려운 문제도 극복하기 위해 적층과 후가공, 진단이 한 번에 이뤄지는 복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적층 모니터링과 인공지능(AI) 품질 예측 기술을 통해 온도·형상 등의 공정 변수를 실시간으로 제어해 복잡한 형상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감 박사는 “금속 3D프린팅 시스템의 고속화·고품질화·대면적화를 구현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라며 “티타늄 부품 수요가 많은 국방 부품 경량화를 시작으로 에너지와 화학 플랜트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앞으로 우주 항공 산업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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