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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서 충격의 패배…바이든, 취임 9개월 만에 '리더십 위기'

'바이든-트럼프 대리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공화 승리

사모펀드 경영자 출신 영킨, 바이든 경제 공략 먹혀

아프간 철수·인플레 등 악재

민주당 텃밭 수성에 실패

낙관하던 뉴저지서도 고전

내년 11월 중간선거 초비상

3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가 챈틸리의 한 호텔에 도착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뼉을 치며 화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민주당은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던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9개월여 만에 치러진 ‘중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셈이 됐다. 그의 정치적 리더십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CNN 등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영킨 후보가 50.9%의 득표율로 민주당의 테리 매컬리프(48.4%)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충격적인 것은 버지니아주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 지역에서 10%포인트 차로 여유롭게 제쳤다. 지난해 대선까지 네 번의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고 주지사직 역시 지난 2014년부터 8년째 민주당이 차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미국의 심장인 워싱턴DC와 인접한 전통의 민주당 텃밭 수성에 실패한 것이다.

승리를 거머쥔 영킨 후보는 세계적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스스로를 ‘정치 아웃사이더’로 칭한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 및 교육 실정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억만장자인 그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주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했고 세금 감면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학교에서 백인들을 비난하는 인종 불평등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백인의 표심을 공략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한 세션을 듣다가 피곤한 듯 손으로 눈을 누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민주당의 패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운 미군 철수 등 외교 실책을 비롯해 코로나19 재확산, 물류 대란, 좀체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되는 것들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안 처리를 두고 민주당이 내분에 빠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를 서두르며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이번 선거 결과로 국정 장악력이 실추되고 공화당의 더욱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영킨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소 거리를 뒀으나 삶의 궤적이 비슷하고 백인의 표심을 공략한 점도 닮았다. 민주당은 ‘반(反)트럼프’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지난 대선에서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쓰라린 패배는 내년 11월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뽑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백악관에 초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435석인 하원에서 220석 대 212석(공석 3석)으로 간신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100석의 상원도 50 대 50으로 양분됐을 뿐이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버지니아주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면 바이든 정부는 의회 권력을 공화당에 빼앗기며 사실상 조기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한편 함께 치러진 뉴욕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의 전직 경찰 에릭 애덤스 후보가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에게 승리해 뉴욕의 두 번째 흑인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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