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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돗자리 앉아 재즈선율에 흠뻑…"연주자들 간절했던 마음 느껴져 찡하네요"

◆2년만에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PCR검사 등 백신패스 첫 공연

사흘간 5,000여명 몰리며 흥행

5~7일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경. 관객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지정좌석용 돗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했다.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공연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합니다. 재즈 연주자들이 악기를 바닥에 두고 무대 앞으로 나와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데, 그 모습을 객석에서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찡해져 관객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18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이틀째인 6일 밤,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본공연이 끝나고 실내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 공연 중간에 인재진 총감독이 예정에 없이 무대에 올랐다. 늦은 시간에 진행된 공연인 탓에 관객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그는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관객들을 만나는 게 기쁘면 그랬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2년만에 어렵게 성사된 관객들과의 대면 공연의 무게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5~7일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경. 관객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지정좌석용 돗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했다.


국내 대표적 재즈 페스티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지난 5~7일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원에서 총 19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비록 일정은 계절적으로 야외 공연이 가능한 마지노선인 11월 초까지 밀리고, 해외 아티스트는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지만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재즈를 즐기고픈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 5일 가수 바다와 기타리스트 조응민이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모습.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백신 패스’가 적용된 첫 대규모 페스티벌이라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현재는 수용인원 500명 이상의 콘서트일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열 수 있는데, 페스티벌 한 관계자는 “개막 3일 전에야 대면 공연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3일간 5,000명 안팎의 관객이 방문했다. 하루 입장 관객을 2,000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첫날인 5일에 1,100명이 공연장을 찾았고 이틀째인 6일에는 티켓이 매진됐으며 마지막날에도 2,000명에 육박하는 관객들이 자라섬을 방문했다.

관객들은 공연장 앞에 마련된 방역센터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관객들은 페스티벌 내내 크고 작은 제약을 받았지만 오랜만의 대형 공연을 즐겼으며, 마스크를 쓴 채 박수를 치며 아티스트에게 호응을 보냈다. 예년 페스티벌에서 보이던 풍경들도 다시 나타났다. 관객석 뒤편 빈 공간에서 몸을 흔들기도 하고, 돗자리 위에 등받이의자, 담요, 빈백 등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연장에 마련된 방역센터에서 체온 측정, 백신 접종완료 증명서 또는 PCR 검사의 음성 확인, 문진표 작성 등 검역 절차를 거쳐 입장했다. 예년 같으면 자유로이 돗자리를 깔고 앉았을 자리엔 주최 측이 마련한 지정좌석용 1~3인 돗자리가 바닥에 고정돼 있었다. 물과 무알코올 음료 외 취식은 허용되지 않았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6일 헤드라이너인 선우정아가 앵콜곡 ‘도망가자’를 부르는 모습.


약 2년만의 대면 공연이 반갑기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 기타리스트 박주원, 정원영밴드 등 출연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오랜만의 대면 공연이라는 무게감에 걸맞은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6일에는 이날치가 공연 중간중간 판소리의 아니리를 연상케 하는 멘트와 더불어 ‘범 내려온다’, ‘여보나리’ 등 주요 곡들을 부르며 흥을 돋웠다. 과거 재즈보컬로 활동한 적도 있는 선우정아는 ‘Classic’, ‘버팔로’, ‘배신이 기다리고 있다’, ‘구애’ 등 자신의 곡을 재즈풍으로 편곡해 무대를 꾸몄다. 7일에는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아침이슬’ 50주년을 기념해 나윤선, 포크 뮤지션 천용성 등과 특별 헌정무대를 꾸몄다. 조윤성은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색소폰·반도네온·해금 주자들과 공연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6일 헤드라이너를 장식했던 가수 선우정아.


7일 무대에서 전자 사운드를 바탕으로 실험적 무대를 선보였던 나윤선은 “다시 여러분을 뵙게 돼 행복하다”며 “이런 날을 예상했지만 막상 그날이 오니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6일의 헤드라이너였던 선우정아는 “앞서서 동료 뮤지션들의 공연을 볼 때마다 울컥했다”며 “공연을 하면서도 가사를 좀 오그라들게 바꾸고 싶을 정도로 여기에 같이 있다는 게 좋았다. 뭐든 다 좋다”고 말했다. 이날치의 멤버 안이호도 6일 공연에서 본인들의 순서가 끝나고 퇴장하며 “자주 봅시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오프라인에서 관객들과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담긴 인사였다.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가 6일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무대를 꾸미고 있다.


인 총감독은 7일 페스티벌을 마무리하며 다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18년간 공연을 기획해 오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었던 해”라며 “뮤지션들도 목마르게 기다렸던 공연이고, 관객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록 올해는 그 규모가 축소됐지만 “내년엔 자라섬이 10㎝ 가라앉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라며 성대한 공연의 개최를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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