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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게임 속 아바타’가 보여주는 현실의 우리

獨 폴크스뷔네 극장 연극 ‘울트라 월드’

국립극장 해외 초청작 25~27일 무대에

미디어 아트로 게임 공간 무대에 표현

아바타의 통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가상과 현실, 인간 존재의 의미 질문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위엔 거대한 게임 공간이 펼쳐진다. 우리의 주인공은 가상 현실 속의 아바타 프랑크.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공간에 갇힌 프랑크는 목소리만 등장하는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반복적으로 시험을 받는다. 게임 속 다른 캐릭터가 운명에 순응하며 지시를 따르는 것과 달리 프랑크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게임 속의 주인공은 이 세계 밖, ‘현실’이라 불리는 또 다른 게임판을 사는 우리와 다를 게 없다. 메타버스·가상현실 등 기술이 우리 삶에 깊이 파고든 시대에 기술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존재의 의미를 화두로 던지는 연극 ‘울트라 월드’다.

오는 25~27일 국립극장 해오름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국립극장이 5년 만에 선보이는 해외 초청작이기도 하다. 유럽 현대 연극을 주도하는 독일 폴크스뷔네 극장이 제작, 지난해 1월 초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주자네 케네디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주제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비주얼로 풀어내며 현지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의 작품에는 극적인 대사도 없고, 배우들은 실제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으며, 표정이나 인물의 정체성도 없다. 대신 다양한 기술과 시각 효과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보여준다. 삭막한 무균실 속 소시민의 일상을 풀어낸 ‘잉골슈타트의 연옥’(2013), 실리콘 마스크와 음성 변조장치를 활용한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2014) 등이 대표적이다. 울트라 월드 역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마르쿠스 젤크와 협업해 최신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시각적으로 독특한 무대를 선보였으며, 이 작품으로 마르쿠스 젤크는 2020년 파우스트 연극상에서 무대 미술상을 받았다. 주자네 케네디의 연극이 한국 관객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가상현실이나 메타버스의 개념에 내재된 존재론적 화두에 대해 한국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기대를 밝혔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한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개막 전인 16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관객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ifland)’에 마련된 극장 공간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영국 블룸버그 뉴컨템포러리즈 2021 현대미술가로 선정된 미디어 설치 미술가이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융복합 교수인 이진준 작가가 강연자로 나서 현실과 가상을 잇는 ‘경계공간’과 최신 기술을 활용한 공연·공간 연출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다. 25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온라인 연결을 통해 연출가와 현장의 관객이 함께하는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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