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출현에 주요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빠른 확산세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하자 처음 사례가 보고된 남아프리카 지역과 통행을 서둘러 중단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남아공 보건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정보 포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남아공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2,828명으로 9월 22일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인 25일은 2,456명이었고, 이틀 전인 24일은 1,275명, 23일 868명, 22일은 312명이었다. 이 기간 매일 거의 2배씩 하루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셈이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이 새 변이(오미크론)를 최근 확진자 급증세의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아공에서의 오미크론 감염 의심 환자는 990명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성명에서 아프리카 국가 보츠와나에서 발견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새 변이 ‘B.1.1.529’를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 또 WHO는 “예비 증거에 따르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미크론을 바이러스 변이 분류 단계 중 최고 등급인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지정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백신을 회피하고 전파력이 매우 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러한 우려에 전 세계 각국에서는 선제적 입국 제한 조치를 하고 있다. 미국은 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하자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지역 8개국에 대해 여행 제한 조처를 내렸다.
유럽에서도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이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회원국 보건전문가 위원회도 ‘비상 제동’ 조치를 발동하고 남아프리카에서 EU로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데 동의했다.
또 EU의 보건당국인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오미크론의 유럽 유입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높음’(HIGH)으로 평가하고, 델타 변이가 재유행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평가했다.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도 속속 국경 통제에 나섰다.
한편 우리 방역당국은 입국 제한은 하지 않고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대응과 관련해 “오늘 위험평가 및 대응방안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논의를 거쳐 조치방안을 조만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i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