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먹통이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로쿠 등 많은 서비스가 장애를 겪었다. 이번 먹통 사태로 갓 나스닥에 상장한 멀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하시코프가 새롭게 부상했다.
12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는 "하시코프가 상장 2일차에 150억 달러(17조 7,300억 원)가 넘는 시가 총액을 보유하게 됐다"며 "여러 클라우드에 작업을 분산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하시코프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시코프는 각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여러 클라우드에 자원을 분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주로 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 클라우드를 결합, 제공하는 형태다. 이를 테면 미 유통 체인 타겟은 자체 데이터 센터를 활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에 작업을 분산,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마존이 먹통이 됐을 때도 다른 많은 경쟁 업체와 달리 타겟은 장애를 호소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수년 전 AWS 클라우드로부터 탈피한 상태다. 마이크 맥나마라 타겟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타겟은 언제든지 구글 클라우드의 비용이 많이 들면 MS 애저로 워크로드를 이용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독립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먹통 사태가 아니었어도 멀티 클라우드는 피할 수 없는 트렌드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현재 포춘 500대 기업의 79%가 하시코프의 소프트웨어 도구를 다운 받은 상태라는 게 하시코프 측 설명이다. 하시코프에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한 투자사 GGV 캐피탈의 파트너인 글렌 솔로몬은 "데이터 복원력과 안정성은 멀티클라우드를 지향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AWS 하나만 이용할 때와 달리 제2의 클라우드를 채택하면 AW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기업들의 협상력도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스티브 멀라니 아비아트릭스 최고경영자(CEO)는 "600여개의 고객사 중 절반이 단일 클라우드를 사용하지만 하이네켄, 로슈 등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1~2년 내로 고객의 90%가 멀티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아몬 다드가 하시코프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연이든 의도하든 간에 상관없이 당신이 지금 시대에 기업을 운영한다면 멀티 클라우드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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